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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gang Muthspiel - Dance Of The Elders (ECM, 2023)

komeda 2023. 9. 29. 21:11

 

오스트리아 기타리스트 Wolfgang Muthspiel의 트리오 앨범.

 

이번 앨범은 볼프강의 ECM 여섯 번째 타이틀이며, 베이스 Scott Colley 및 드럼 Brian Blade와 함께한 두 번째 트리오 녹음이다. 전작 Angular Blues (2020)에서 Larry Grenadier 대신 스콧이 참여해 이전 트리오 녹음인 Driftwood (2014)와 비교해 인상적인 변화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오랜 공동 작업자인 브라이언과 볼프강의 관계가 더욱 명료하게 묘사되었을 뿐만 아니라, 트리오 고유의 색감도 더욱 선명하게 부각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와 같은 경험은 이번 앨범을 통해 다시 한번 감동적으로 재현되고 있다.

 

스콧의 간결한 추상적 표현은 볼프강이나 브라이언에게는 더욱 사색적이고 목가적인 침전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그렇다고 이는 베이스의 공간이 상대화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스콧 고유의 특징을 반영하는 것으로, 상호 간의 유기성이 최적의 균형점에 수렴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넓은 토대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볼프강의 사색적 표현이 구체성을 띠며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개방하며, 동시에 브라이언의 인터랙티브한 개입이 지닌 인과성이 설득력 있게 부각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균형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볼프강의 라인이 구사하는 여러 장르의 다면적 특징과도 안정적인 공간의 대위를 구성하기도 하며, 브라이언의 능동적 표현이 적절한 대당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는 매개의 역할에도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때문에 전체적인 트리오의 공간이 유기성과 더불어 유연성을 지닐 수 있는 중요한 구심점이기도 하며, 다양한 변수를 지닌 상호 작용의 과정에서도 그 흐름이 안정적인 톤 속을 유지하며 사색적인 역동을 완성할 수 있는 축이기도 하다.

 

이처럼 오랜 기간 상호 작용을 바탕으로 축적한 트리오의 팀-워크를 바탕으로 볼프강은 다양한 라인을 보다 섬세한 표현을 통해 전개하고 있다. 재즈는 물론 포크, 클래식의 특징을 반영한 자신의 오리지널을 통해 균형 잡힌 사운드의 접점을 완성하며, 특히 Joni Mitchell의 “Amelia”와 같은 기존 곡들에 대한 해석에서도 트리오 고유의 톤으로 새롭게 재현하기도 한다. 인터랙티브한 반응과 관련한 능동성을 개방하고 있지만 대위적인 인과성에 대한 정교한 담합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변수에 대한 적응은, 이러한 여러 장르적 특징들을 하나의 균일한 접점으로 엮어내는 인과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기타와 베이스의 대위적인 관계는 물론 유연성을 지닌 폴리 리듬과의 정교한 조합을 통해서도, 트리오 고유의 색을 강화하기도 한다. 그만큼 결속할수록 더욱 유연해지며, 자신의 색이 명료해질수록 보다 다면성을 지니게 되는, 트리오만의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일렉트릭과 어쿠스틱을 번갈아 가며 연주하고 있음에도, 앨범 전체는 마치 하나의 균일한 톤으로 이어지는 듯한 안정적인 전개를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트랙의 흐름에 따라 잔잔한 역동이 이어지고 있어, 마치 한 편의 서사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같은 코드 보이싱 안에서도 다양한 뉘앙스를 담아내는 볼프강의 섬세한 음악적 표현은 물론, 이를 하나의 공간 안아서 유연하게 재현하는 트리오의 온전한 팀-워크를 담고 있는 앨범이다.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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