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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e Grammof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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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en Eriksen Trio with Andy Sheppard - As Good As It Gets (Rune Grammofon, 2023) 노르웨이 출신 뮤지션들로 이루어진 Espen Eriksen Trio와 영국 색소폰 연주자 Andy Sheppard의 앨범. 피아노 겸 작곡 Espen Eriksen, 베이스 Lars Tormod Jenset, 드럼 Andreas Bye로 구성된 EET의 편성 자체가 들려주는 풍부한 서정과 깊이 있는 정감만으로도 고유한 빛을 발하고 있지만, 앤디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한 작업은 그 나름의 새로운 감성을 연출하기도 한다. 2016년부터 시작한 이들의 협력 관계는 Perfectly Unhappy (2018)와 In The Mountains (2022)로 이어지는 스튜디오와 라이브 녹음을 결실로 선보였고, 이번 앨범은 트리오와 앤디의 협업을 포함하는 세 번째 작업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작업은, 마치 이들 네 명..
Fire! Orchestra - Echoes (Rune Grammofon, 2023) 북유럽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젝트 재즈 밴드 Fire! Orchestra의 앨범. F!O는 목관악기 Mats Gustafsson, 베이스 Johan Berthling, 드럼 Andreas Werliin으로 이루어진 그룹 Fire!를 원형으로 하여, 트리오가 지닌 실험적인 양식을 보다 확장적인 형식 속에서 재현하고 있다. 아방가르드한 실험적인 표현과 즉흥적 모티브의 확장을 기반으로 하는 프리 재즈는 물론 반복적인 리듬 패턴을 응용한 몽환적인 텍스쳐 등을 종합하는 Fire!의 음악적 내용을 확대된 공간 속에서 재현하고 있으면서도, 풍부한 사운드의 레이어를 활용해 F!O만의 접근과 표현을 보여주고 있어, 트리오와 오케스트라는 유기적인 연관을 지니면서도 각각의 고유한 음악적 캐릭터를 보여주기도 한다. 2012년 ..
I Like To Sleep - Sleeping Beauty (Rune Grammofon, 2022) 노르웨이 재즈 트리오 I Like To Sleep의 앨범. 2015년 기타/베이스 Amund Storløkken Åse, 비브라폰 Nicolas Leirtrø, 드럼 Øyvind Leite 등이 모여 결성한 그룹의 이름은 Thelonious Monk의 “I like to sleep. There is no set time of day for sleep. You sleep when you’re tired and that’s all there is to it.”라는 말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정작 이들이 들려주는 연주는 마치 불면의 고통을 과격하면서도 파격적인 에너지를 통해 분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역설적인 모습은 비브라폰의 사운드가 멜로디 라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습에서 더..
Kjetil Mulelid Trio - Who Do You Love The Most? (Rune Grammofon, 2022) 노르웨이 뮤지션들로 이루어진 Kjetil Mulelid Trio의 앨범. 피아노 Kjetil Mulelid, 베이스 Bjørn Marius Hegge, 드럼 Andreas Skår Winther 등, 현재 북유럽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뮤지션들로 이루어진 KMT는 2010년대 중반 결성 이후, 각자의 개별적인 활동 중에도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며 존재가치를 발전시키고 있는 재즈 트리오다. Not Nearly Enough To Buy A House (2017)와 What You Thought Was Home (2019)을 연이어 선보이며, 재즈의 기본적인 언어에 기반을 두면서도 다양한 표현을 유연하게 펼치는 트리오의 재능은 많은 대중에게 큰 호응을 얻게 된다. 감염병 사태로 인해 멤버들 각자의 모든 ..
Espen Eriksen Trio featuring Andy Sheppard - In The Mountains (Rune Grammofon, 2022) 노르웨이 뮤지션들로 구성된 Espen Eriksen Trio의 앨범. 2007년 피아노 Espen Eriksen, 베이스 Lars Tormod Jenset, 드럼 Andreas Bye이 모여 결성한 EET는 15년에 이르는 활동을 지속하며 낭만적 서정을 서사의 언어로 풀어가는 매혹적인 표현을 우리에게 들려줬다. 서정은 열정으로 변하기도 하고, 때로는 더욱 깊은 정서적 몰입을 이끌며 깊은 음악적 감동을 전해주고 있으며, 이는 스튜디오 녹음에서뿐만 아니라 공연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 공연을 통해 우리나라 관객들과도 인사를 나눴고, 당시의 감동을 전하는 여러 후기들은 스튜디오 작업과는 다른 라이브 트리오로서의 매력을 증언하기도 한다. 첫 앨범인 What Took You So Long (..
Action & Tension & Space - Tellus (Rune Grammofon, 2022) 노르웨이 그룹 Action & Tension & Space의 앨범. 2000년대 말 기타 Per Steinar Lie, 베이스 Julius Lind, 드럼 Ørjan Haaland가 모여 트리오로 처음 출발한 ATS는 녹음 과정에 게스트로 키보드 및 오르간 연주자들이 참여하면서, 이후 자연스럽게 건반 연주자 Sigbjørn Apeland가 가세하여 현재는 4인조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자신의 음악에 대해 인스트루멘탈 라운지-록의 외형에, 포크 음악, 재즈 풍의 서프, 사이키델리아, 자유로운 즉흥 연주의 여유,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포스트-록, 부유하는 베이스 등이 가미되었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도무지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막상 연주를 들어보면 이보다 더 절묘한 설명은 없다는 느낌을..
Krokofant - Fifth (Rune Grammofon, 2021) 노르웨이 재즈 트리오 Krokofant의 앨범. 드럼 Axel Skalstad, 색소폰 Jørgen Mathisen, 기타 Tom Hasslan 등으로 이루어진 크로코판트는 2011년 처음 결성되었고 이후 2014년 Rune Grammofon을 통해 셀프 타이틀 앨범을 발표함과 동시에 수많은 고정 팬을 형성하게 된다. 악기 구성과 포맷에서는 예상하기 힘들었던 강력한 사운드를 폭발시키며 빈틈없이 전 구간을 끊임없는 임프로바이징으로 채우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모습은 재즈-록이라는 보편적인 인식의 경계를 넘어서는 신선함을 경험하게 해 줬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지난 네 번째 앨범 Q (2019)에서는 키보드 Ståle Storløkken, 베이스 Ingebrigt Håker Flaten을 게스트로 합류시켜 보다 ..
Kjetil Mulelid - Piano (Rune Grammofon, 2021) 노르웨이 재즈 피아니스트 Kjetil Mulelid의 앨범. 셰틸의 이름은 Rune Grammofon에서 발표한 두 장의 트리오 앨범을 통해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번 작업은 모든 공간이 오직 자신에게만 주어진 솔로 녹음을 선보인다. 감염병 사태에 따른 봉쇄 조치로 자신의 트리오를 비롯해 Wako 쿼텟의 모든 일정이 취소된 상황에서 작곡과 녹음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솔로 앨범은 셰틸이 노르웨이에서 가장 촉망받는 젊은 재즈 피아니스트인지를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다. 솔로 공간 속에서 셰틸은 클래식의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에 이르는 폭넓은 표현은 물론 재즈 내의 다양한 스타일을 포괄하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이 모든 복합적 스펙트럼을 마치 하나의 단일한 언어처럼 구사한다는 점..
Fire! - Defeat (Rune Grammofon, 2021) 스웨덴 재즈-록 트리오 Fire!의 앨범. 이번 녹음에도 멀티 인스트루먼트 연주자 Mats Gustafsson의 리드로 베이스 Johan Berthling, 드럼/퍼커션 Andreas Werliin 등이 참여하고 있다. 관악기가 지닌 다양한 표현을 통해 재즈가 지닌 확장성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도되고 있었지만, 마츠는 여기에 그 음악적 언어를 전위시켜 장르적 경계를 넘어서려는 도전을 이어간다. 이와 같은 실험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재즈-록이라는 형식적 접근과 친숙한 주변 장르의 요소를 활용한 음악은 낯섦에 비교적 쉽게 귀 기울일 수 있게 해주는 이들 트리오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이들 앨범은 하나하나 혁신을 담고 있지만 이번 작업 역시 자신을 갱신한 새로움을 담고 있다. 주술적 분위기..
Elephant9 - Arrival of the New Elders (Rune Grammofon, 2021) 노르웨이 재즈-록 그룹 Elephant9의 앨범. 이번 녹음에도 베이스 Nikolai Hængsle Eilertsen, 키보드 Ståle Storløkken, 드럼 Torstein Lofthus 등 오리지널 멤버가 참여한 트리오 작업이다. 2006년 결성 이후 원시주술적이면서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를 결합한 에너지 넘치는 독특한 재즈-록은 이들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이 앨범은 엘레판트9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집약함과 동시에 이들의 조심스러운 변화를 예고하는 특징도 함께 내포한다. 특히 스톨레에 의해 제공되는 원곡들은 자신의 독특한 사운드와 결합해 그룹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구성하는 핵심인데, 이번 앨범에서는 더욱 더 구조화된 체계의 완성을 통해 곡을 완성하려는 듯한 모습이 눈에 띈다. 그만큼 다양..
Elephant9 - Psychedelic Backfire I & II (Rune Grammofon, 2019) 노르웨이 출신의 3인조 재즈-록 밴드 엘레판트9의 라이브 신보. 이 두 장의 앨범은 오슬로 Kampen Bistro에서 있었던 4일간의 공연을 담고 있다. 첫 번째 앨범은 Ståle Storløkken (key, p, synth), Nikolai Hængsle Eilertsen (b), Torstein Lofthus (ds) 등 오리지널 트리오 멤버의 연주를, 두 번째는 게스트 Reine Fiske (g)와의 협연을 담고 있다. 2000년대 말 결성 이후 엘레판트9의 음악적 정체성은 진화를 통해 더욱 구체화하고 정교하게 다듬어진다. 밴드는 사이키델릭 사운드와 프로그레시브의 진행을 염두에 두면서 임프로바이징의 공간을 개방하여 독특한 재즈-록을 선보였다. 터프한 음악적 요소들을 다루는 이들의 방식은 과감하면..
Espen Eriksen Trio with Andy Sheppard - Perfectly Unhappy (Rune Grammofon, 2018) 노르웨이 출신 피아니스트 에스펜 에릭센이 Lars Tormod Jenset (b), Andreas Bye (ds) 등이 함께하고 있는 트리오 EET와 영국의 색소폰 연주자 앤디 쉐퍼드의 컬래버레이션 앨범. EET와 쉐퍼드가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는 타이틀을 보며 의외지만 꽤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예상을 하게 된다. 소소한 일상적 대화를 차분하게 이어가는 듯한 EET의 기존 모습을 떠올리면 꾸밈과 과장 없는 사색적 공간을 만드는 쉐퍼드와 예상외의 좋은 케미스트리를 기대하게 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가장 손쉬운 접근이 가능한 공통의 요소에 기반을 두고, 확장보다는 집중을 택한 전략적 현명함이 이번 협업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2년이라는 기간 동안 함께 연주할 기회가 있었고, 우리나라를 포..
Fire! - The Hands (Rune Grammofon, 2018) Mats Gustafsson (sax), Johan Berthling (b), Andreas Werliin (ds) 등 스웨덴 출신 뮤지션들로 구성된 트리오 파이어!의 신보. 세 명의 뮤지션들 각자가 선보였던 음악들을 떠올리며 이들이 함께 모여 만든 음악을 듣게 될 상상 해본다면 가장 먼저 볼륨을 줄이고 주위 눈치를 살피게 될 것이다. 아방가르드 영역에서 나름 가장 활동력을 인정받는 뮤지션들인 데다 좌중을 압도하는 몰입력으로 쏟아내는 복잡한 사운드는 듣는 이의 인내력의 한계를 종종 넘어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이어! 트리오의 앨범들을 처음 들었을 때 흥미롭다와 재미있다 사이를 오가며 이들의 음악 중 가장 '대중적'(sic!)이라는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첫 앨범 You Liked Me Five Mi..
Arve Henriksen - Towards Language (Rune Grammofon, 2017) 노르웨이 출신의 트럼펫 연주자 아르베 헨릭센의 루네 그라모폰 신보. 통산 아홉 번째 솔로 앨범이기도 한 이번 레코딩은 여러 측면에서 개인적인 관심을 끈다. 최근 ECM에서 Trio Mediaeval과 함께 발표한 Rimur (2017)라는 예상 외의 독특한 결과물 직후 발매된 앨범이라 그 내용이 궁금했고, Cosmic Creation (2014) 이후 3년 만에 다시 RG에서 자신의 디스코그라피를 이어갔다는 점 역시 흥미로웠다. 이번 앨범은 10년 넘는 시간 동안 헨릭센과 꾸준한 음악적 교류를 이어온 Eivind Aarset (g), Jan Bang (samp, prog), Erik Honoré (synth, prod) 등이 온전한 자신들만의 언어들로 공통의 음악적 합의를 만드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오노..
Arve Henriksen - The Nature of Connections (Rune Grammofon, 2014) 노르웨이 출신 트럼펫주자 아르베 헨릭센의 루네 그라모폰 신보. 그는 ECM에서도 앨범을 발표한 적이 있으며 RG레이블의 대표적인 연주자로 손꼽힌다. 이번 레코딩은 그가 지금까지 선보였던 앨범들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오래 전부터 구상해왔던 현악 4중주와의 협연을 완성시킨 작품으로 바이올리니스트 Nils Økland와 Gjermund Larsen, 첼리스트 Svante Henryson, 더블 베이스 Mats Eilertsen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게스트로 협연한 드러머 Audun Kleive의 이름도 무척 반갑다. 아르베는 이번 실내악 편성의 녹음을 위해 이전에 그가 발표했던 곡들을 새롭게 편곡한다. 기존의 음악들은 에스닉 계열의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곡에서부터 현대 고전음악의 경향적..
Fire! Orchestra – Enter (Rune Grammofon, 2014) 프로젝트 그룹 Fire! Orchestra의 2014년 루네 그라모폰 신보. 이 팀은 Mats Gustafsson (Sax), Johan Berthling (B) and Andreas Werliin (Ds)이 주축이 되었는데, 이들은 각자 The Thing, Tape, Wildbirds &Peacedrums 등 서로 다른 음악적 지향을 지닌 밴드에 몸담고 있다. 이들 세명을 축으로 하여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활동 중인 여러 뮤지션들 규합하여 매시브 오케스트랄 뮤직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구체화되어 Exit (2013) 앨범을 발표한다. 이 앨범은 이와 같은 작업의 연장선 상에 놓여 있으며, 전작의 음악적 특징들을 그대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는 세 명의 주축 멤버들을 포함 총 28명의 뮤지션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