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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 Wilson - Collodion (Colorfield, 2023) 미국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Anthony Wilson의 앨범. 1968년생인 앤서니는, 전설적인 트럼펫 연주자 Gerald Wilson의 아들로도 유명했지만, 현재 재즈는 물론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를 펼치고 있다. 재즈를 기반으로 하는 독창적인 솔로이스트이며 여러 거장들과의 협업 속에서 풍부한 음악적 재능을 선보였던 연주자이기도 하며, 작곡과 편곡은 물론 다양한 창작 분야에서 창의적인 성과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은 앤서니의 경력에서도 무척 독특한 지위를 보여주는 녹음이 아닐까 싶은데, 주로 젊은 뮤지션들의 새로운 창의와 실험적인 도전을 격려하는 Colorfield를 통해 자신의 작업을 선보인다는 점뿐만 아니라, 실제 그 내용에서도 레이블의 지향에 부합하는 음악적 도전을 담고 있..
Morten Georg Gismervik - Dunes At Night (Hubro, 2023) 노르웨이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Morten Georg Gismervik의 앨범. 모르텐은 1998년생인 젊은 뮤지션으로, 지금까지는 주로 솔로 프로젝트와 협업 방식의 작업을 통해 Syklisk (2018)와 My Home Is a Universe (2020) 등의 성과를 자주 발매 형식으로 선보였다. 앨범들을 통해 모르텐은 북유럽 특유의 차가운 서정과 프로그래시브의 독특한 감성을 더한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관을 선보였고, 친숙함은 물론 도전적인 표현을 함께 담아낸 음악을 통해, 그의 작업이 이후 어떤 확장성을 지닐지 호기심을 갖게 한다. 이후 모르텐은 대학에서 만난 동료들인 드럼 Sigurd Drogset Hemmingsen, 베이스 Torger Forsberg, 피아노 Harsha Jerome 등과 함께..
Slowly Rolling Camera - Flow (Edition, 2023) 영국의 창의적인 재즈 그룹 Slowly Rolling Camera의 앨범. 2013년 결성 초기에 트립합과 재즈의 감각적인 통합을 기반으로 소울, 힙합, 일렉트로닉 등의 여러 요소들을 접목하여 창의적인 성과를 선보였던 SRC는 Juniper (2018)를 계기로 3인 체제로 정비하며 음악적 진로에 대한 변화를 예고하게 된다. 보컬을 담당했던 Dionne Bennett의 탈퇴 이후, 나머지 멤버인 피아노/키보드 Dave Stapleton, 드럼 Elliot Bennett, 일렉트로닉/신서사이저 Deri Roberts 등은 그룹을 재정비하면서, SRC을 단순한 트리오 형식이 아닌, 주변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전제로 하는 확장적인 음악적 플랫폼으로 개방하게 되는데, 이는 당연히 팀의 음악적 성격에서 큰 변화를 ..
Sean Foran - The Holidays (Prepared Sounds, 2023) 호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Sean Foran의 앨범. 이번 앨범은 재즈 트리오 Trichotomy의 리더 겸 작곡가로 더욱 친숙한 숀이, 2020년 11월부터 약 한 달 동안 QLD Theatre Company가 브리즈번에서 초연한 연극 The Holidays (2020)를 위해 제작한 음악을 담고 있다. 호주의 유명 배우들이 출연해 주목을 받았고, 아버지와 아들의 복잡한 관계를 기억과 연대의 이야기로 풀어내어 현지에서 여러 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숀의 개인 작업의 경우 비교적 연주의 특징을 부각하는 전통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와 같은 무대를 위한 작업에 과연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트리코토미 트리오의 연주를 생각하면, 이와 같은 극 작업에서 숀의 음악이 어떤..
Aria Rostami - Siren (Dronarivm, 2023) 이란계 미국 작곡가이자 앰비언트 뮤지션 Aria Rostami의 앨범. 2010년대 초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한 아리아는 사운드의 유기적 조합이 이루는 독특한 분위기로 인상적인 앰비언스를 보여주는 전자 음악가이다. 시퀀싱이나 정교한 사운드 디자인보다는, 피아노와 각 사운드의 연주적 특징을 음악에 담아내면서도, 화려한 기교적 표현 대신, 일상의 어느 한순간에 머무는 듯한 집약적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데뷔 이후 꾸준히 활발한 작품 활동을 선보이고 있으며, 각각의 작업은 저마다의 독특한 특징을 담아내기도 하는데, 이는 이사로 인한 새로운 환경의 적응이나 새로운 가족의 만남 등과 같은 굵직한 생활의 변화와도 연관이 있으며, 그만큼 아리아의 음악은 자신의 일상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기도 한다. 특히 최근 들어 아..
Hania Rani - The Lost Flowers of Alice Hart (Lakeshore, 2023) 폴란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Hania Rani의 OST 앨범. 하니아의 새 정규 앨범의 출시가 오는 10월로 예고된 가운데, 그 기다림을 달래주기라도 하듯, 드라마를 위한 OST 음반이 공개되었다. 호주 작가 Holly Ringland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드라마는 최근 Prime Video에서 첫 방영을 시작했고, 총 7부작으로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폭력 가정에서 생활하던 어린 소녀가 집에 발생한 화제 사건과 그로 인한 부모의 죽음을 겪고, 꽃 농장 할머니와 그곳에 모인 여러 세대의 아픔 있는 여성들이 함께하는 생활을 그린다고 전해진다. 드라마에 대한 전문 사이트의 평가는 호의적으로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보다 OST를 담당한 하니아의 음악이 극 속에서 어떻게 녹아들었는지가 더 ..
London Odense Ensemble - Live At Jaiyede Jazz Festival (El Paraiso, 2023) 영국과 덴마크의 창의적인 뮤지션들로 이루어진 5인조 재즈 그룹 London Odense Ensemble의 라이브 앨범. 2020년대 초, 일종의 프로젝트 밴드로 탄생한 LOE는 짧은 그룹의 연식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에는 오랜 역사적 배경을 담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사이키델릭 록 그룹 Causa Sui의 두 주축인 덴마크 드러머 Jakob Skøtt와 엔지니어이자 프로듀서이며 기타리스트인 Jonas Munk가 LOE의 핵심을 이루며, 이들은 El Paraiso와 Azure Vista 레이블의 창립 및 운영자이기도 하다. 이 둘은 2000년대 말 시카고에 머무는 동안 현재 언더그라운드와 재즈 씬의 여러 뮤지션들과 교류를 나누고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Chicago Odense E..
Inhmost - The Feeling Of..... (re:st, 2023) Inhmost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영국 전자음악가 겸 프로듀서 Simon Huxtable의 앨범. 1990년대 말부터 DnB를 기반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후 트랜스나 앰비언트 계열의 작품을 선보이며 다양한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초기 Deep Space Organisms이나 Out Of Plato's Cave와 같은 협업 프로젝트는 물론, 자신의 음악적 특징에 따라 Aural Imbalance, TQ One 등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지속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그중 인모스트는 드럼과 베이스로 이루어진 비트의 감각적인 표현을 상대화한 앰비언트의 경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인모스트의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그 성과 중 몇 편은 우리나라의 Huinali 레..
Kinn - Dogtooth (First Light, 2023) Kin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영국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Frederick Lomas의 앨범. 인류 역사상 선대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한 최초의 세대가 등장했는데, 이는 흔히들 MZ로 통칭하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며, 선진국으로 분류된 거의 모든 국가에서 겪고 있는 공통 현상 중 하나라고 보도한다. 평균의 통계는 높아졌지만, 중위의 삶은 과거에 머물렀거나 낮아졌으며,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기본 지출은 높아진 만큼, 수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대적 빈곤은 절대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돌입했다. 예술이 현실을 반영한다면, 이와 같은 현재의 정점에 있는 청년들은, 과거와는 다른 어떤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예로 프레디의 음악을 손꼽고 싶다. 프레디는 런던 북..
Go Outside - Working Memory (Valley View, 2023) Go Outside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미국 앰비언트 뮤지션 Andrew Shaffer의 앨범. 2020년부터 조금씩 자신의 작업을 선보이기 시작한 GO는 앰비언트라는 경향적 흐름 속에서 전자음악의 다양한 요소들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트 스텝, 시퀀싱은 물론 드론, 사운드스케이프, 필드 리코딩 등을 이용해 앰비언트의 여러 흐름을 자신의 방식으로 포착하기도 했는데, 비교적 최근에는 이를 보다 간결하게 구성하는 대신, GO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적 특징에 조금 더 집중하는 듯한 모습으로 진화하는 듯하다. ‘밖으로 나가다’라는 활동명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주로 자연경관이나 외부 환경에 대한 경험적 감성을 사운드로 포착하고 이를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주변의 묘사적 특징을 반영하기 위한 필..
Ketil Bjørnstad - Nightwalker (Grappa, 2023) 노르웨이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Ketil Bjørnstad의 솔로 앨범. 케틸은 16세 되던 1969년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한 뮤지션이며, 여전히 10대 시절인 1972년 문단에 데뷔한 시인이기도 하다. 두 분야에서 케틸은 대중은 물론 평단의 큰 사랑과 관심을 받았으며, 그의 창작은 지금도 여전히,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작년에 70세를 맞이한 케틸은 생일에 맞춰 기념 솔로 음반 New Morning (2022)을 발매하고 이후 시집 Sommernatt ved fjorden (2022)을 출판했다. 그리고 올해 새로운 음반을 공개했고 오는 가을에는 새 저서의 출간을 예고하고 있다. 작년의 앨범이 70세를 맞이한 피아니스트의 회고적인 감정은 물론, 그 제목에서 암시하듯, 새로운 삶의 순환을 시작하는 아..
Wandering Monster - Zenna (Ubuntu, 2023) 영국 베이스 연주자 겸 작곡가 Sam Quintana가 이끄는 재즈 퀸텟 Wandering Monster의 앨범. 샘은 2010년대 중반 대학 재즈 과정을 졸업한 이후 영국 재즈 씬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뮤지션 중 한 명이다. 세션으로도 수요가 많아 재즈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유명 뮤지션들과의 라이브 및 녹음 작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자신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여러 차례의 투어와 다수의 해외 공연을 펼친 것으로 전해지며, 작곡에서도 뛰어난 감각적인 재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WM은 색소폰 Ben Powling, 기타 Calvin Travers, 피아노/키보드 Aleks Podraza, 드럼 Tom Higham 등이 Wandering Monster (2019)의 녹음을 계기로 결성했으며, 현재는 ..
Johan Agebjörn - Subtracted Soundscapes (Spotted Peccary, 2023) 스웨덴 프로듀서 겸 작곡가 Johan Agebjörn의 앨범. 1978년생인 요한은 2000년대 초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비롯해 폭넓은 장르에 걸쳐 여러 음악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는데, 그의 개인 작업은 주로 앰비언트 일렉트로 혹은 아틱 앰비언트 등으로 불리는, 일렉트로 비트에 앰비언트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북유럽의 전통과 관련이 있다. 북미 스타일의 스페이스 앰비언트를 북유럽 양식으로 새롭게 재현했다고 느끼게 할 만큼, 음악에는 풍부한 뉘앙스를 담고 있으며, 때로는 SF적인 신비감을 담아내기도 한다. 이번 앨범은 요한이 지금까지 선보인 작업들 중 8편을 선곡해 비트리스 양식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작업을 담고 있는데, 이는 ‘빼다’라는 제목의 타이틀을 통해 함축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차 안에..
Agyt - We Know We're Right (Rohs!, 2023) Agyt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프랑스 앰비언트 뮤지션 Tom Devianne의 앨범. Rohs! 레이블 산하 Lontano Series의 카탈로그로 발매된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앨범은 앰비언트의 시선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음악가의 세계관을 담고 있다. 뮤지션에 대해서는 참고할 만한 어떤 자료도 없으며, 레이블의 앨범 소개 페이지에서는 Hélder Câmara 대주교의 “폭력의 소용돌이” 중 한 구절을 인용하여, 이번 작업이 담고자 하는 내용에 대한 개괄적인 암시만을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혁명의 나라’ 답게 저항이 일상화된 프랑스에서는 크고 작은 여러 사안으로 수많은 시위가 발생하며 때로는 물리력이 충돌하는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기까지 한다. 오래전에 에우데르는 지배를 합법화하고 영속..
Volker Bertelmann - Beyond the Sea (Netflix, 2023) Netflix 오리지널 Black Mirror 6번째 시리즈 중 “Beyond the Sea” 에피소드의 OST 앨범. 최근 Netflix가 공개한 시리즈의 해당 에피소드에서, 개인적으로는 Aaron Paul이 시즌 4의 “USS Callister” (2017)에 이어 6년 만에 다시 등장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다. 1969년을 배경으로 장기 우주 임무와 인간 레플리카에 관한 소재를 다루고 있으며,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장면도 등장한다. 단 두 명의 우주인이 우주선에서 단순 반복적인 장기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본인과 그 가족을 위해 당국은 지구에 이들을 대신할 복제를 만들고, 주인공들은 장치를 통해 자신의 의식을 레플리카에 전송해 정기적으로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정이다. ..
Arcane Earth Reboot - Cirrocumulus (Yuggoth, 2023) Arcane Earth Reboot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독일 전자음악가 Josua Karlson의 앨범. 작년부터 활발하게 일련의 작업을 발표하기 시작한 조슈아는 원예학자로 일하면서 자연과 환경에 대한 인식은 물론, 꿈속 풍경이나 내면의 세계로부터 받은 영향을 음악으로 전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 선보인 각각의 앨범은 서로 미묘한 편차와 특징을 담아내고 있지만, 전자 음향을 바탕으로 하는 앰비언트라는 공통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작품들이 주로 신비주의적인 색채가 강했다면, 이번 앨범은 자연에 대한 작가의 시각을 음악적으로 담아냈다는 인상이 강하다. 이와 같은 특징은 음악적 구성은 물론 소리를 통해 관찰할 수 있는데, 사운드에 대한 다양하고 풍부한 탐구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이를 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