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 Grant - Lost At Sea (Decca, 2023)
1955년생 미국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Rob Grant의 데뷔 앨범. 롭은 연쇄 창업가이자 광고, 가구, 요트 제작, 부동산 중개, 인터넷 도메인 사업 등에 종사했고, 바다에서의 항해와 일상을 즐기는, 아내와 세 자녀를 둔 가장이다. 어떻게 보면 평범할 수도 있지만, 그가 싱어-송라이터 Lana Del Rey, Charles Hill-Grant, Caroline Hill-Grant의 아버지라면 우리 주변의 흔한 가장이라고 하기에는 이야기가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자녀들, 특히 라나 덕분에 이번 앨범을 발매했다고 하기에는, Decca라는 중량감 있는 레이블은 물론, 편곡 및 엔지니어링을 비롯한 작업 전반에 Luke Howard를 비롯한 다수의 비중 있는 음악가들이 깊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
Shida Shahabi - Living Circle (FatCat, 2023)
스웨덴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Shida Shahabi의 앨범. 1989년 예테보리에서 이란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시다는 음악적인 환경에서 자랐지만, 대학에서는 순수미술을 전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졸업 후 현지의 뮤지션들과 함께 활동을 시작하며, 미술, 영화, 무용, 공연 등을 위한 작곡을 했고, 그녀의 재능을 눈여겨본 음악 관계자들의 후원으로 Homes (2018)를 발표하며 본격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된다. 펠트한 톤으로 조율한 온화한 피아노 사운드를 바탕으로, 단순하면서도 애틋한 멜로디로 정서적 깊이를 반영한 연주를 통해, 시다는 자신만의 음악적 비전을 갖춘 아티스트로 평가되며 주목받게 된다. 데뷔작 발매 이후 여러 뮤지션들과 다양한 무대에서의 공연은 물론, 여러 분야에 걸친 작곡 활동 또한 꾸준히 ..
Henrik Meierkord - Geschichten (Audiobulb, 2023)
스웨덴 첼로 연주자 겸 작곡가 Henrik Meierkord의 앨범. 사민주의적 시스템이 남아 있던 시절의 스웨덴에서 자란 헨리크는, 하나의 악기를 의무적으로 선택해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전통에 따라 첼로를 선택했고, 이러한 학생 시절의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앰비언트라는 장르적 특징을 공유하면서, 그의 음악에는 철학, 자연, 일상은 물론 불안, 혼돈, 조화 등의 다양한 감정과 더불어 주변의 움직임과 소리 그 자체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이는 마치 헨리크에게 있어 첼로는 단순한 악기 이전에 문자와도 같은 도구이며, 음악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언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헨리크는 2020년대 이후 프로젝트나 그룹은 물론 여러 뮤지션들과의 협연과 개인 작업을 포함해, 1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