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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el Dupas - A Night Walk (Upriver, 2017) 프랑스 출신의 재즈 피아니스트 아르멜 듀파스의 2017년 신보. 10년 넘는 음악 경력에도 불구하고 낯선 이름의 뮤지션이다. 2004년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수상하기도 했고, 여러 편의 영화 OST 작업과 유명 뮤지션의 사이드 맨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2014년 당대의 쟁쟁한 뮤지션들로 구성된 Henri Texier의 Sky Dancers 멤버로 참여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Inner Island (2014)와 Upriver (2015)에 이은 아르멜의 통산 세 번째 타이틀로 Kenny Ruby (b, key)와 Mathieu Penot (ds, key) 등이 참여한 트로오 형식의 녹음이다. 이번 앨범은 특정한 음악적 테마나 스타일을 염두에 두고 작업..
Wordclock - Heralds (Cryo Chamber, 2017) 런던에서 활동 중인 포르투갈 출신 작곡가 Pedro Pimentel의 프로젝트 워드클락의 근작. 워드클락이라는 이름은 사운드 공학을 전공했고 사운드 디자이너로도 활동하는 뻬드로 자신의 직업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디지털 향기 풀풀 풍기는 이름과 더불어 Cryo Chamber라는 레이블의 이미지까지 더해지면 대충 워드클락의 음악적 성격을 충분히 짐작하게 된다. 전문성을 표방하는 다양한 마이너 레이블들 중에서도 CC는 다크 앰비언트에 특화된 자신들만의 음악적 고집을 집요하게 선보이고 있다. 2011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40여 명에 가까운 뮤지션들과 더불어 100여 장에 이르는 앨범들을 발매했는데, 무거운 사운드 스케이프의 엄숙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레이블의 음악적 정체성을 이어오고 있다. 뻬드로 역시 이러..
Portico Quartet - Art in the Age of Automation (Gondwana, 2017) 영국에서 결성된 창의적인 재즈 그룹 포르티코 쿼텟의 최근작. 라이브와 리믹스 음반을 제외하면 이번 앨범은 포르티코 쿼텟의 공식 네 번째 앨범에 해당한다. 2000년대 중반 런던에서 같이 공부하던 대학 친구들이 모여 포르티코라는 이름의 그룹이 결성되었고, 초기 멤버였던 Nick Mulvey가 얼마 후 솔로로 독립하며 그 자리에 Keir Vine (hang, key)이 참여한 것을 제외하면 Duncan Bellamy (ds, elec), Jack Wyllie (sax, key), Milo Fitzpatrick (b, elec) 등의 구성원은 지금까지 이어진다. 첫 공식 앨범 Knee-Deep in the North Sea (2007)를 비롯해 그 이전의 비공식 리코딩과 공연에서 이들이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된..
Ben Cosgrove - Salt (self-released, 2017) 잉글랜드 출신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벤 코스그로브의 최근작. 2010년 초부터 여러 매체에서 영상 관련 음악 작곡과 더불어 개인 활동도 이어가는데, Field Studies (2014)라는 첫 풀타임 리코딩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 지향을 대중들에게 알리게 된다. 솔로 라이브를 제외하면 이번 앨범은 벤의 통산 두 번째 음반에 해당된다. 흔히들 벤의 음악을 뉴에이지 계열로 분류고, 본인 스스로 또한 메디테이티브라고 정의를 사용한다. 이러한 형식적 분류에서 벗어나 넓은 의미의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피아니스트로 일반화시키더라도 그의 음악은 분명 다른 특징적 요소들이 부각되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피아니스트들의 경우 내면으로 침전하는 감정의 단편들에 집중하는 대신, 벤은 외적 대상에 대한 묘사와 더불어 개인감정의..
Carbon 7 - The Autumn Men Empire (self-released, 2017)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3인조 밴드 카본 세븐의 앨범. Dennis Bruhn (ds), Ron Tindle (key), Chris Vreeland (b) 등은 1978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함께 연주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2012년 데니스의 집에서 녹음하고 크리스가 보유한 구형 믹서기를 이용해 완성된 Dyna-Corp! (2012)을 선보이게 되는데, 이러한 자체 리코딩과 믹싱 과정을 거친 앨범들을 지금까지 꾸준하고 발표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지금까지 발표한 작업들은 대부분 라이브 형식으로 녹음된 것, 때로는 기본적인 키와 템포에 대한 합의만으로 연주가 진행된다고 전해진다. 지금까지 이들이 발표한 곡들 중 대부분이 10분을 훌쩍 넘기는 대곡들로 이번 앨범의 경우 100분에 ..
Echotide - Into The Half Light (self-released, 2017) 호주 출신의 삼인조 포스트-록 그룹 에코타이드의 두 번째 앨범. 이번 앨범은 데뷔작 As Our Floodlights Gave Way To Dawn (2012)에 참여했던 Geoff Irish 대신 Samuel Mead (ds, perc)가 새로 합류하고 기존 Matthew Martin (p, key, samp)과 Michael Gagen (g, b) 등이 다시 모여 5년 만에 발표한 리코딩이다. 데뷔 앨범 당시 포스트-록 그룹으로는 드물게 피아노와 건반이 참여했다는 점 외에도 록, 메탈, 프로그레시브 등의 여러 특징들을 활용하여 자신들만의 고유한 이야기 구조를 지닌 음악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하지만 멤버들은 자신들의 기존 Hazards of Swimming Naked나 Arcane 등의 밴드 활동을 병..
Sonmi451 - Panta Rei (Eilean, 2017) 벨기에 출신 앰비언트 뮤지션 Bernard Zwijzen의 프로젝트 손미451의 신보. 손미451이라는 다분히 한국적인 이름은 David Mitchell의 대표작 "Cloud Atlas" 속 에피소드의 등장인물로 위쇼스키 남매(?!)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배두나가 그 역할을 맡기도 했다. 2144년 미래 도시 네오 서울에서 살아가는 영화 속 손미451의 모습은 정체성을 상실한 도시의 모습과 닮아 있다. 2000년대 중반 데뷔 초기, 전자음향에 의존한 앰비언트적인 사운드에 내포된 모호한 신비주의는 서양인의 시각에 위해 굴절된 동양적 정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점멸하는 듯한 여린 일렉트로닉과 몽환적인 사운드 스캐이프가 어우러진 정적인 분위기는 손미451의 음악적 시그니처로 인식된다. 이번 앨범에서 베르나르..
Nordic Giants - Amplify Human Vibration (self-released, 2017) Rôka & Löki 두 명의 멀티 인스트루먼트 뮤지션들로 구성된 영국의 포스트-록 그룹 노르딕 자이언츠의 신보. 라이브나 리코딩 과정에서는 보컬이나 보이스를 담당하는 게스트 뮤지션을 참여시키며 2010년 결성 이후 꾸준한 듀오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데뷔 이후 여러 EP와 싱글 등을 발표했지만 공식적인 첫 풀타임 리코딩은 Kscope 레이블과 계약 후 발매한 Build Seas, Dismantle Suns (2014)가 처음이며, 이번 앨범은 네 번째에 해당된다. 이들의 음악은 기존의 포스트-록 그룹들과는 다른 음악적 지형을 보여준다. 특히 공연 퍼포먼스나 무대 효과뿐만 아니라 녹음된 곡들이 시각적으로 보이는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쓴다. 특히 영상 작업을 통해 곡을 담아내기도 하는데 이는 자신들..
Tristan Eckerson - Disarm (1631 Recordings, 2017) 미국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트리스탄 에커슨의 신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의 음악이 지닌 개괄적 특징을 요약하기란 쉽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으로 음반 활동을 시작한 것이 비교적 최근인 탓도 있지만 지금까지 발매한 정규 앨범이나 EP 등에서 매우 다양한 장르적 특징들이 남발(sic!)되기 때문이다. 앰비언트 계열의 전자음악을 선보이는가 하면 어느 순간에는 재즈적인 감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특히 CUES (2016) 같은 앨범에서 드러나듯 이러한 다양한 음악적 특징들이 하나의 단일한 음악적 체계 속에서 구성되었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옴니버스 영화나 컴필레이션 앨범처럼 각기 다른 트랙들로 넘어갈 때마다 난무하기도 한다. 이후 1631 Recordings 레이블에서 발매된 Trozo (2016)를 계기로 전혀 ..
We Are All Astronauts - The Machines (669001 Records, 2017) 미국에서 활동 중인 영국인 뮤지션 David Ridley의 프로젝트 그룹 WAAA의 신보. MIT 출신의 과학자라는 리들리의 본업 때문인지 그룹의 이름에서부터 그의 음악적 테마가 전해주는 독특한 분위기는 다분히 복합적이다. 일렉트로닉, 테크노, 앰비언트, 칠 웨이브 등의 다양한 장르적 특징들이 혼용되었지만 나름의 명료한 음악적 메시지를 담으려고 노력했던 흔적들도 쉽게 발견된다. 물론 이러한 특징들은 초기에도 엿볼 수 있지만 듀엣 활동을 정리하고 리들리 혼자 WAAA를 이끌게 되면서 더욱 뚜렷해진 경향이 있다. 앰비언트적인 사운드 스케이프를 넓게 활용하고 전자 악기 특유의 직설적인 표현들을 인간의 체온에 맞춰 가다듬으며 이야기의 진행보다는 묘사적인 모티브들을 이어가는 특징들을 보여준다. 35분 분량의 이번..
Secret of Elements - Monumentum (InFiné, 2017) 구 동독 출신 전자음악가 겸 작곡가 Johann Pätzold의 프로젝트 그룹 SoE의 신보. 2000년대 말 Stefko Kruse와 함께 결성한 초기의 SoE에서는 스테프코가 전자악기를 담당하고 요한은 피아노와 작곡을 담당했지만, 이후 스테프코의 라이브 프로젝트 Turm3가 큰 성공을 거두고 그 활동에 몰두하자 요한이 SoE의 작업들을 이끌게 된다. 비교적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중 Schizophrenia (2014) 발표 직후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활동에 매진한다. 비록 이번 신작이 40분의 러닝타임도 채우지 못한 EP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음악적 침묵 끝에 처음 발표하는 앨범 형식의 리코딩이기 때문에 나름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SoE의 작업은 라이브 외에도 영상과 무대 ..
Airelle Besson, Édouard Ferlet, Stéphane Kerecki - Aïrés (Alpha, 2017) 클래식 전문 레이블 Alpha에서 발매한 에렐 베송 (tp), 에두아르 페를레 (p), 스테판 케렉키 (b)의 트리오 앨범. 이미 각자의 분야에서 고유한 음악적 성과를 축적해온 세 명의 프랑스 출신 뮤지션들이 클래식과 재즈를 접목시킨 콘셉트의 앨범을 발표한다. 두 장르의 음악적 접합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었고 나름 주목할 만한 성과들도 상당하기 때문에 이러한 작업 자체가 큰 이슈가 되긴 힘든 것도 사실이다. 피아니스트 페를레 역시 바흐에 대한 일련의 구조주의적 해체 작업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듯이(cf. Think Bach, Op. 2 (2017)), 두 장르의 접합은 결국 방법론에 관한 질문에 뮤지션들 스스로 자신들의 답을 제시하는 방식에서 판단의 기준 또한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접..
Tingvall Trio - Cirklar (Skip, 2017)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팅발 트리오의 통산 일곱 번째 앨범. 스웨덴 출신 Martin Tingvall (p), 쿠바의 Omar Rodriguez Calvo (b), 독일인 Jürgen Spiegel (ds) 등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뮤지션들로 구성된 팅발 트리오의 음악은 전체 재즈 트리오의 지형 속에서도 매우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지금까지 작곡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팅발의 경우 우리가 흔히 연상할 수 있는 북유럽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들과 정서적 접점을 형성하면서도 동시에 그 표현에서는 일정한 거리를 취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물론 베이스의 라틴적 근원이나 드럼의 록 취향이 반영된 결과일 수도 있지만 트리오 그 자체의 음악적 총합을 봤을 때 이러한 개별적 요소들이 크게..
Mammal Hands - Shadow Work (Gondwana, 2017) 영국에서 활동 중인 3인조 트리오 맘멀 핸즈의 통산 세 번째 앨범. 특이한 팀 이름만큼이나 Jordan Smart (sax), Nick Smart (p), Jesse Barrett (ds) 등으로 이루어진 편성의 독특함을 보여주고 있다. 소프라노 색소폰을 주로 이용하여 테마와 라인을 구성하는 이들의 음악을 듣다 보면 초기 Oregon이 자연스럽게 떠올리기도 한다. 마치 오리건의 음악적 특징들을 압축하고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인상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음악적인 내용에 있어서도 민속적인 테마나 클래식의 실내악적 규범 등을 활용하면서도 재즈의 음악적 확장성에 의지하는 진행 방식 등은 무척 유사하기도 하다. 다만 매멀 핸즈의 경우 재즈의 자율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진행에서 보다 더 유기적인 응집력을 발..
Stefano Guzzetti - (encore) Ensemble (Stella Recordings, 2017) 지중해 연안 이탈리아의 섬 사르데냐 출신의 작곡가 스테파노 구제띠의 신보. 2010년 초, 영상 관련 음악들을 작곡하며 나름의 음악적 경력을 넓혀왔던 스테파노는 2014년에 자신의 이름으로 첫 타이틀 At Home. Piano Book (2014)을 발표한다. 이번 앨범과는 음악적 구성이 상이하지만 이 데뷔 앨범은 스테파노의 음악적 지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피아노를 이용한 일상적 관념의 형상화를 네오클래식 혹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언어로 서술하고 있다. 이번 앨범은 기존의 피아노 솔로 곡을 공연에서 실연 가능한 실내악으로 재구성한 앨범이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작은 앙상블 형식의 앨범은 그의 두 번째 앨범 Ensemble (2015)에서 처음 선보였고 이후 그의 음악 활동에서 ..
We Stood Like Kings - USA 1982 (Kapitän Platte, 2017) 벨기에 출신의 4인조 포스트-록 그룹 WSLK의 세 번째 앨범이자 신보. 이미 하나의 유형화된 스타일로 고착된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을 받게 하는 포스트-록이라는 음악적 경향성 안에서도 WSLK는 자신들 만의 고유한 음악적 유니크함이 돋보인다. 특히 피아노의 역할을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그 비중 또한 중심적이기 때문에 음악적 스타일이나 사운드의 질감 면에서 다른 그룹들과의 확연한 차이점을 부각하고 있다. 듣기에 따라서는 70-80년대의 프로그레시브 음악의 다양한 느낌들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본인들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어느 정도 의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미지 중심의 사운드 스케이프 대신 피아노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음악적 내러티브를 강조하는 드라마틱한 진행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WSLK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