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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ibach - Also Sprach Zarathustra (Mute, 2017) 슬로베니아에서 결성된 인더스트리얼 계열의 록 밴드 라이바흐의 신보. 2015년 록 밴드로는 최초로 북한에서 공연을 성사시켰고 관련 다큐 Liberation Day (2016)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 개봉되면서 한국을 찾기도 했다. 밴드는 1980년에 결성 되었으니 연방 해체 이전 유고슬라비아 시절까지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밴드 이름 라이바흐가 독일 점령 당시 현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의 독일식 이름이었고 나치 근위대를 연상시키는 무대 복장 때문에 나치주의자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반대로 이들은 인종주의와 전쟁에 반대하는 정치 음악적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기도 했다. 앞서 인더스트리얼 계열의 록 밴드라고 소개는 했지만 이들의 음악이 내포하고 있는 양식이나 특징의 다면성은 결코 단순하지가 않다..
Charles Lloyd New Quartet - Passin' Thru (Blue Note, 2017) 찰스 로이드를 비롯해 Jason Moran (p), Reuben Rogers (b), Eric Harland (ds) 등으로 이루어진 뉴 쿼텟의 라이브 신보. 뉴 쿼텟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지는 않았지만 Mirror (2010) 이후 7년만에 새롭게 선보인 동일 라인업의 앨범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새로운 쿼텟 결성 이후 여러 차례의 공연과 행사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지만 정식 앨범 대신 비공식적인 부트랙드만 몇 장 유통되었을 뿐이다. 이번 앨범은 스위스 몽트뢰와 뉴 멕시코 산타페에서의 공연을 기록하고 있어 공식적인 라이브 음반이라는 점에서도 의의를 갖는다. 로이드에게 있어 쿼텟은 자신의 음악적 역사성과도 관련이 깊다. 데뷔 자체를 쿼텟으로 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기..
I/O - Anyone, Anywhere (self-released, 2017) 미국 보스턴에서 활동 중인 6인조 포스트-록 그룹 I/O의 두 번째 앨범. 2012년 결성되었고 첫 앨범 Saudade (2014) 발표 이후 대중들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도 그럴 것이 포스트-록이 포괄하고 있는 넓은 스펙트럼 중에서도 특히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사운드의 요소들이 다분하고 기존 인지도 있는 그룹들의 음악적 특징들과도 유사한 점을 상당부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슈게이즈를 연상시키는 시니컬한 기타 톤에 몽환적인 사운드스케이프를 연출하는 앰비언트적 요소가 결합된 감성적 멜로디의 진행을 선보이는 일련의 유명 그룹들을 떠올려 본다면 I/O 역시 그 범주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 이러한 그룹들의 음반을 모아서 한 번에 듣다 보면 누가 누구..
Dusan Jevtovic - No Answer (MoonJune, 2017) 스페인에서 활동 중인 세르비아 출신 재즈 기타리스트 두산 제프토빅의 신보. 15년 넘는 활동 기간에 비해 너무나도 단촐한 그의 디스코그래피지만 그 어느 것 하나 두산의 음악적 진화를 대표하지 않는 앨범은 없다. Am I Walking Wrong? (2013)에서 G-B-Ds의 트리오 구성으로 록 사운드를 베이스로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을 재즈적인 어법으로 풀어내는 모습을 보였고, 드러머 Xavi Reija와의 듀엣 XaDu의 타이틀로 발매된 Random Abstract (2015)에서는 기타 테크니션으로서의 기량을 표출한다. 스튜디오 레코딩으로서는 네 번째에 해당하는 이번 앨범에서는 Vasil Hadžimanov (p, key)와 Asaf Sirkis (ds)이 참여하고 있어 또 다른 음악적 시도를 예상할..
Aaron Parks, Ben Street, Billy Hart - Find The Way (ECM, 2017) 피아니스트 애런 팍스, 베이스 연주자 벤 스트리트, 드러머 빌리 하트 트리오의 ECM 발매작. 솔로 연주로 이루어진 Aborescence (2013)를 통해 성공적인 레이블 데뷔를 이룬 팍스가 이번에는 트리오 포맷으로 자신의 두 번째 ECM 타이틀을 발표한다. 팍스에게 거는 레이블의 기대가 반영이라도 된듯 하트라는 중량감 있는 뮤지션은 물론 드러머와 최근 몇 년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왔던 스트리트를 파트너로 조합해 이번 레코딩을 진행한다. 지금까지 ECM에서 발매된 하트의 앨범 두 장과 기존 팍스의 연주를 함께 떠올려 보면 지금과 같은 트리오 조합이 무척 뛰어난 음악적 구성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이번 앨범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예측의 범위에서 크..
Yonatan Levy - Yonatan (Odradek, 2017) 미국에서 활동 중인 이스라엘 출신 뮤지션 조나단 레비(미국명 Jonathan Levy)의 데뷔 앨범. 18세에 베이스 연주자로 음악 활동을 시작해서 24세에는 자신의 소규모 스튜디오에서 제작자로도 나선다. 2002년부터는 중동 음악과 디스코 및 사이키델릭 등을 결합시킨 인디 록 밴드 Izabo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베이스 세션, 음반 제작자, 밴드 멤버 등의 다양한 음악 이력을 병행하며 이제 자신의 이름으로 첫 솔로 앨범을 제작하는데 이번에는 기타리스트로 녹음을 하게 된다. 또한 클래식 전문 레이블 Odradek의 재즈 디비전에서 조나단의 앨범이 발매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일부 접해본 레이블의 재즈 음반들만의 특징일 수도 있겠지만, 표현에서의 즉흥적 자율성이나 맴버들 사이의 인터플레이보다는..
Thomas William Hill - Asylum For Eve (Village Green, 2017) 영국 작곡가 토마스 윌리엄 힐의 첫 Village Green 발매 앨범. 그리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레이블이 지금까지 발매한 타이틀이나 소속 뮤지션들의 면모를 보면 한 번 더 관심을 갖고 음반사의 활동을 살펴보게 된다. 토마스 또한 레이블의 이름을 다시 둘러보게 만드는 인물 중 한 명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비교적 최근까지 Wauvenfold와 Origamibiro 등의 그룹에서의 활동과 더불어 드라마 Doctor Who 시즌 7의 트레일러 곡을 포함한 다수의 미디어용 음악들을 다수 작곡했다. 나름 긴 시간 동안 지속되었던 그룹과 개인 활동 속에서 이번 앨범은 자신의 이름으로 발매되는 첫 솔로 앨범이라는 점에서 토마스 자신은 물론 레이블로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과학 다큐 음악을 작곡했던 토..
Ben Lukas Boysen & Sebastian Plano - Everything (Erased Tapes, 2017) 독일 작곡가 벤 루카스 보이센과 아르헨티나 출신 세바스티안 플라노의 Erased Tapes 신보. 총 43개의 트렉에 3시간을 훌쩍 넘기는 러닝타임의 이 앨범은 영화 감독 David OReilly가 제작한 게임 Everything을 위한 음악을 담고 있다. 감독 자신의 2분 30초 짜리 단편 영화 The Horse Raised by Spheres (2013)의 모티브를 확장시켜 완성한 게임은 바이러스에서 우주의 별까지 모든 사물이 되어 관찰자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차츰 감정과 감각을 넓히면서 자기 주변의 타자에 대해 지각을 확장한다는 철학적 내용을 담고 있다. 10분 길이의 게임의 트레일러에는 영미 철학자 Alan Watts의 생전 음성이 나레이션으로 사용되었고 이례적으로 비엔나 단편 영화제 애니..
Toàn - Histós Lusis (Eilean, 2017) 영국에서 활동 중인 프랑스 작곡가 Anthony Elfort의 프로젝트 그룹 또안의 데뷔 앨범. 2010년 초반만 하더라도 안소니는 The Qiwu Selftet라는 활동명으로 재즈와 힙합을 결합시킨 다운템포의 트립합 음악을 선보였었는데, 최근에는 또안이라는 이름으로 예전과는 다른 음악적 스타일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얼마 전 3개의 트랙으로 이루어진 Variations désespérées d'événements cycliques en 3 parties (2016)라는 EP에서 안소니는 기존의 음악적 장르에서 벗어나 샘플링을 이용한 독특한 형식의 전자음악을 시도했고, 이번 앨범은 그의 아이디어들을 보다 구체화시킨 결과물로 보여진다. 조금 더 보충하자면 기존 EP의 두 번째 트렉 "VDEC2"에서 시도..
ADHD - ADHD 6 (self-released, 2017) 아이슬란드 출신 4인조 그룹 ADHD의 여섯 번째 앨범. 2008년에 Óskar Guðjónsson (s), Ómar Guðjónsson (g, b), Davíð Þór Jónsson (p, synth, b), Magnús Trygvason Eliassen (ds, perc) 등 네 명의 친구들로 결성된 그룹은 이듬해 발표한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과 더불어 아이슬란드는 물론 노르딕 재즈씬에서 커다란 주목을 받게 된다. 연이어 발표된 앨범들 마다 큰 호평을 받았으며 이 앨범은 2년 만에 발매된 신작이다. 재즈와 록의 경계에서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음악적 형식의 예는 이미 수 없이 많이 관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음악에서 매번 신선함과 독특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데뷔 이후부터 꾸준히 지속시켜 오고 있는..
Peter Cavallo - Human Frailty (Humanity, 2017)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작곡가 피터 카발로의 첫 공식 앨범. 많은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 카발로 역시 미디어용 음악을 작곡하며 케리어를 쌓아왔다. 하지만 카발로는 전통 기악 연주를 염두에 둔 곡들을 주고 작곡하고 있으며 실제로 오케스트라를 이용해 그의 작품들이 녹음되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음악들은 고전음악의 문법에 기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클래식 작곡 관련 다수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동안 부분적이고 단편적으로 그의 곡들을 접했다면 이번 앨범은 하나의 테마를 중심으로 자신의 음악적 감성을 표출시키고 있다. 이 앨범은 카발로 본인이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를 비롯해 바-비-첼의 현악이 함께하고 있다. 다만 규정된 특정 포맷에 의지하지 않고 곡의 성격에 따라 개별 악기들을 조합하여..
Édouard Ferlet - Think Bach, Op. 2 (Mélisse, 2017) 프랑스 재즈 피아니스트 에두아르 페를레의 신보. 데뷔 초기에 선보였던 유러피언 취향의 실험적인 음악 작업과 더불어 페를레는 바흐 음악의 해체와 관련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이 앨범은 그 첫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Think Bach (2012)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바흐에 대한 음악적 고찰이다. 그 중간에 하프시코드 연주자 Violaine Cochard와 함께 Bach: Plucked/Unplucked (2015)를 녹음하기도 했는데, 클래식과 재즈의 대위적 위상차에 방점을 두고 진행된 연주라고 본다면, 앨범을 포함한 Think Bach 시리즈와는 조금은 상이한 음악적 스탠스에 기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재즈씬에는 수 많은 바흐 리바이벌 앨범들이 있었지만 바흐의 테마를 재즈의 진..
Ahmad Jamal - Marseille (Jazz Village, 2017) 1930년에 태어난 재즈 피아니스트 아마드 자말의 신보. 스튜디오 레코딩으로는 Saturday Morning (2013)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으로, 재즈의 역사를 자신의 삶으로 관통하고 있는 노장이 충만한 음악적 에너지로 완성한 음반이라는 점에서 경이로울 뿐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함께 참여하고 있는 James Cammack (b), Herlin Riley (ds), Manolo Badrena (perc) 등의 라인-업이다. 최소 35년 이상 피아니스트와 함께 활동하였기에 개개인 모두 자말의 역사에 있어 음악적 페르소나와 다름 없는 인물들이다. 의례 오랜 활동 기간을 자랑하는 뮤지션들이 스스로 고착시킨 자신만의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미 전통처럼 인식되어진 관습에 의지한 진부한 연주를 예..
Dominic Miller - Silent Light (ECM, 2017) 기타리스트 도미니크 밀러의 ECM 첫 발매 앨범.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Sting의 기타리스트로 기억될 뮤지션이지만 솔로 데뷔 이후 20년이 훨씬 지난 시간 동안 자신의 이름으로 이룩한 음악적 진화와 성취는 도미니크 밀러를 하나의 음악 브랜드로 인식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 지난 Q-rious 레이블에서는 음악감독 혹은 연출자의 면모를 유감 없이 선보였다면 ECM에서의 첫 앨범에서는 뮤지션으로서의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데 최대한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밀러의 오랜 동료이자 드럼 및 퍼커션 연주자 Miles Bould가 제한된 영역 내에서 참여하는 것을 제외하면 앨범의 대부분은 스틸과 나일론의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는 밀러의 손끝에서 진행된다. 녹음 전에 연주 포맷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WhyOceans - Inmost Dens Of Emilie (PostYouth, 2017) 중국 마카오에서 활동 중인 포스트-록 그룹 와이오션스의 두 번째 앨범. 2005년에 결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음반을 통해 이들의 음악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At Land (2011) 이후 처음이다. 6년이라는 시간의 간격 사이에는 의외로 많은 변화들이 감지된다. 두 대의 기타, 베이스, 드럼에 키보드가 포함된 5인조 구성은 동일하지만 소소한 멤버의 교체를 거치면서 음악적인 내용은 물론 사운드 퀄리티 그 자체에서도 예전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전작의 어둠고 무거운 에소테릭한 분위기에 정돈되지 않은 지나친 사운드의 앰비언스가 그룹이 지니고 있는 음악적 진지함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던 아쉬움이 지배적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전혀 다른 그룹이라고 해도 될 만큼 많은 변화가 느껴진다. 가장 눈에 띄..
Ending Satellites - The Lost Tapes | Vol. B (self-released, 2017) 프랑스 뮤지션 Damien Dufour의 프로젝트 그룹 엔딩 새틀라이츠의 신보. EP로 발매된 The Lost Tapes | Vol. A (2014) 이후 3년만에 발매되는 레코딩이며 통산 세 번째 정규 앨범이다. 듀퍼의 음악은 포스트-록이라는 장르적 경향성 속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어쿠스틱 악기를 비중 있게 활용하거나 일정한 음악적 형식을 갖춘 진행 등을 종종 선보이고 있어 마치 가사와 보컬이 없는 얼트 록, 때로는 내러티브 형식을 지닌 앰비언트 연주를 듣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넓은 폭의 일렉트로닉 효과와 기타 사운드의 조합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정교하게 구성되는 여러 악기들의 밀도 있는 사운드 레이어는 듀퍼의 음악적 유니크함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는 균일한 음악적 톤을 유지하면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