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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Dinosaur - Wonder Trail (Edition, 2018)


영국의 재즈-록 그룹 다이너소어의 신보. Together, As One (2016)을 통해 보여줬던 이들의 성공적인 데뷔 이후 2년 만에 발매되는 두 번째 스튜디오 녹음이다. 이번 앨범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Laura Jurd (th, synth), Elliot Galvin (synth), Conor Chaplin (b), Corrie Dick (ds) 등이 참여하고 있다. 쿼텟에 참여하고 있는 개별 멤버들의 면모도 놀랍지만, 다이너소어라는 그룹으로 이들이 만들어낸 음악적 합의를 생각하면 흔히들 말하는 슈퍼세션이라는 찬사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데뷔 앨범에서 보여준 음악적 창의는 이와 같은 편성에서 흔히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재즈의 레토릭을 제시하기도 했다. 흔히들 6말7초의 감성에 머물렀던 기존 재즈-록의 표현에 대해 80년대의 신스팝적인 어법과 일렉트로닉의 감각적 표현을 개방하고 여기에 켈트의 민속적 요소까지 결합하여 자신들만의 유니크한 면모를 보이게 된다. 2년 만에 발매된 이번 앨범에서는 데뷔작에서 보여줬던 창의적인 표현들을 보다 과감하게 확장하고 있다. 한층 볼드해진 리듬 페턴과 사운드로 무게 중심을 한층 낮추고 신시사이저의 의도적인 과장을 통해 트럼펫과의 더욱 극적인 대비를 유도하고 있다. 표현에 있어서는 재즈의 어법을 따르고 있지만 그 구성 형식에서는 전통적인 공간 개념 대신 합주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만큼 긴밀한 내적 정합성을 강조하고 있다. 고전적인 형식으로부터 자유롭기까지 한 이러한 진행은 개별 연주자들의 자율적 의지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밀도감 있는 다이내믹과 재치 있는 기발함을 유발하여, 때로는 긴박하면서도 때로는 유머러스한 표현들을 자연스럽게 허용하고 있다. 트럼펫 연주자인 로라의 작곡이 어느 부분까지 의도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이와 같은 극적인 긴장의 팽창과 이완을 완벽하게 연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함께 참여한 뮤지션들의 개인역량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2018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