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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Gimmik - Deux Nouvelles (n5MD, 2021)

Gimmik라는 이름으로 돌아온 오스트리아 전자음악가 Martin Haidinger의 앨범. 과거 Toytronic 레이블의 설립자이자 대표 뮤지션으로 활동하던 중 2000년 중반 돌연 음악계를 떠난다. 15년간의 긴 침묵 끝에 작년 n5MD 레이블을 통해 Entre les Chambres (2020)를 선보이고, 올해에만 예정작 및 재발매 포함 4장의 릴리즈를 발표하는데, 이번 앨범은 그가 선보인 신보 중 하나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2개의 신곡은 그 길이가 각각 20분에 조금 못 미치는 장편 서사로 2020년 초의 전작과 유사한 형식을 갖추고 있다. 또한 그 내용에서도 기존의 IDM 계열의 일렉트로닉과 달리 비트를 전혀 활용하지 않은 본격 앰비언트 앨범이라는 점에서 마치 연작의 일부를 감상하는 듯하다. 3-4분 전후의 길이에 섬세한 사운드에 감각적 비트를 접목해 독특한 음악적 분위기를 연출했던 기존의 방식에서 음향과 효과 그 자체에 집중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 음악에서 단순히 비트 시퀀싱만 제외한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물론 최근 재발매된 Who is Num Num (1999-2004 / 2021)를 들어보면 사운드의 질감의 사운드가 활용된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나마 최근 작업과 유사한 음향적 특징을 지닌 Low Profile Society (2004 / 2021)에서도 전혀 다른 묘사적 특징을 보여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추상적인 테마로 20분 가까이 이어지는 2개의 음악은 복잡한 사운드의 구성에 의존하지 않고, 마치 악기의 기본적인 폴리포닉과 그 텍스쳐를 활용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마치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을 반영한 듯한 진행인데, 나른한 속도에도 불구하고 그 전개에서는 큰 굴곡을 보이는 강물과도 같은 서사가 느껴진다. 발매가 예고된 Cloudwalker (2021)에서는 기존 스타일의 현재적 복원을 예고하고 있어 그의 새로운 음악적 세계관에 대한 기대를 이어가게 된다.

 

2021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