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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Moby - Reprise (Deutsche Grammophon, 2021)

우리에게는 Moby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게 알려진 미국 뮤지션 Richard Melville Hall의 앨범. 최근 몇 년 동안 Deutsche Grammophon이 모던 클래시컬 혹은 일렉트로닉 계열 뮤지션들의 앨범을 릴리스하면서 현대 고전음악의 영역을 확장하고 새로운 해석 가능성을 개방하는 일련의 작업을 이어온 점을 기억한다면, 어쩌면 이번 모비의 앨범은 그 과정에서 가장 상징적인 성과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많은 뮤지션들은 DG를 통해 앨범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음악적 지향을 보다 명확히 하거나 혹은 레이블의 성격에 맞게 그 방향성을 선회하는 등 일정 부분 수용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때문에 DG에서 모비의 새 앨범이 발표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그의 음악적 변신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강한 호기심까지 불러일으켰는데, 올해 3월부터 공개된 싱글들은 그 변화의 일면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공개된 전체 앨범을 들어보면 모비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30년 동안 선보인 자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남김없이 펼쳐 보이고 있고, 단 한 대목에서도 본인이 추구했던 음악적 지향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비 다운 면모를 총괄하고 있다. Joseph Trapanese가 지휘하는 Budapest Art Orchestra를 통해 자신의 기존 대표곡들을 새롭게 편곡하고 재구성하는 한편, Jim James, Víkingur Ólafsson, Gregory Porter, Kris Kristofferson, Alice Skye 등을 비롯해 그 외 수많은 뮤지션들을 참여시켜 이번 작업의 규모를 더욱 확대한다. 마치 레이블의 리소스는 물론 자신의 인맥까지 총동원해 이번 앨범을 완성하고 있는 듯하다. 새롭게 재구성된 "Porcelain", "Extreme Ways", "Natural Blues", "Why Does My Heart Feel So Bad?" 등과 같은 그의 대표곡은 물론 David Bowie의 "Heroes"와 같은 커버곡을 통해 모비가 자신의 30년 음악 활동을 어떻게 결산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모비가 왜 모비인지를 증명하는 앨범이며, 개인적으로는 올해 최고의 앨범 중 탑 리스트를 차지할 작업이다.

 

202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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