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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village - New Reality (Constellation Tatsu, 2021)

komeda 2021. 5. 27. 17:25

스웨덴 전자음악가 Emil Holmstrom과 Peter Wikstrom의 듀오 프로젝트 Ecovillage의 앨범. 2006년 결성 이후 한동안은 거의 명맥만을 유지하는 정도의 활동을 보였다면 최근 2-3년 전부터는 마치 본격적인 영업 시작을 알리기라도 하듯 비교적 활발하게 여러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앰비언트와 일렉트로닉 계열의 주요 레이블을 두루 거치며 앨범을 연이어 발매하는가 하면 그 발표 주기 또한 점차 짧아지고 있어 이들의 작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다분히 명상적 분위기에 사색적 공간을 개방하는 듯한 일련의 연속성을 보여주면서도 각각의 앨범마다 미묘한 차별점을 두어 자신들의 음악적 메시지를 강화하는데, 이를 위해 때로는 외부 연주자들을 참여시켜 보다 완성도 있는 성과를 제시하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번 앨범은 에밀과 피터 두 사람이 거의 1년 가까운 작업 기간을 거쳐 완성된 것으로, 시기적으로는 Clouds And Waves (2020)의 제작과 겹치기도 한다. 하지만 2020년 발매작의 경우 연주 악기의 특징을 강조하면서도 자신들의 고유한 사운드 이미지를 이어간다는 느낌이 있는 것에 비해, 이번 앨범은 일렉트로닉에 의해 연출된 사운드 스케이프와 미니멀한 구성의 연속적 진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이전 작업들에 비해 다양한 질감의 사운드를 통해 더욱 다면적인 속성의 공간적 이미지를 연출한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실험적인 느낌도 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지금까지 강조했던 명상적인 특징이 배제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이들의 메디테이티브 한 성격에 대해 한 가지 언급되어야 할 점은 그 분위기가 뜬구름에 금칠하는 듯한 공허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다. 일상 속에서 2-3분 간의 짧은 휴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평온과 같은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 이들 음악의 특징이고 배려라고 할 수 있다. 필드 리코딩을 이용해 이와 같은 일상적 분위기를 강조한 측면도 이유가 될 수 있고, 무엇보다 몰입을 강요하지 않는 물결의 흐름과 같은 자연스러운 진행이 그려내는 평온한 이미지의 변화가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에코빌리지라는 프로젝트 이름이 어울리는 앨범이다.

 

2021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