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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rium Carceri, Cities Last Broadcast, God Body Disconnect - Miles to Midnight (Cryo Chamber, 2018)

komeda 2018. 1. 15. 11:45


스웨덴 출신의 Simon Heath의 프로젝트 아트리움 카르체리, 역시 스웨덴 뮤지션인 Pär Boström의 시티스 라스트 브로드캐스트, 그리고 미국인 Bruce Moallem의 갓 바디 디스커넥트의 컬래버레이션 앨범. 세 명 모두 각기 다른 음악 제작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모두 다크 앰비언트라는 그 지향에 있어서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세 명 모두 Cryo Chamber에서 활동 중이며, 특히 사이먼은 레이블의 설립자 겸 대표 뮤지션이기도 하다. 사이먼의 여러 프로젝트 중에서 AC는 자신의 음악 철학을 반영한 가장 중심적인 활동으로 Cellblock (2003)을 Cold Meat Industry 레이블을 통해 발매하면서 시작한다. 이후 여러 장의 앨범들을 발표했지만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다크 앰비언트에 대한 CMI의 지원이 부실하자 직접 레이블을 설립하고 AC의 Void (2013)를 Cryo Chamber의 첫 타이틀로 등록한다. 파르 보스트롬의 CLB는 도시 일상의 다양한 장소에서 채집한 필드 리코딩을 활용하여 음악을 제작하는데, 그 주요 과정에서 구형 릴 방식의 녹음기를 이용하거나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효과음을 만들어 전자음향보다 더 생경한 느낌의 사운드를 연출한다. 부르스의 GBD는 기본적으로 전자악기를 활용하고 있지만 음악과 현실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필드 리코딩이나 사람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독특한 구성의 음악을 선보인다. 이들 세 사람은 개인 작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번 앨범에서 자신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GBD는 재즈 드럼으로 누아르적인 긴장과 함께 넓은 사운드 월을 만들어 음악적인 구조를 구성하고, CLB는 음산함을 자극하는 루프와 간헐적인 멜로디를, AC는 낡은 건반으로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앨범 전체가 마치 데이비드 린치 스타일의 미스터리 영화 한 편을 음악으로 형상화한 듯한 느낌으로 개별 트랙의 제목들의 나열 역시 개별 사건들의 연속된 시퀀스를 상상하게 만들며, 사이먼이 만든 앨범 커버 또한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음산하지만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2018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