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

Jambinai - ONDA (Bella Union, 2019)

komeda 2019. 6. 21. 17:21

 

한국의 5인조 록 그룹 잠비나이의 세 번째 정규 앨범. 몇 해 전, 국악과 록을 접목한 음악을 선보인다는 TV 프로그램 진행자의 설명을 들었을 때만 해도 흔히들 말하는 국악 크로스오버 계열의 곡을 예상했다가 막상 연주를 듣고서야 이들의 폭발적인 창의에 뒤통수 한 방 크게 맞았던 기억이 선명하다. 이후 음악 좋아하는 외국 친구가 침 튀기며 이들의 해외 공연을 칭찬했을 때, 역시 외국에서도 통하는 보편성을 지닌 그룹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후 Bella Union과 계약, 해외 유명 록 페스티벌 초청, 국외 잡지에서의 호평 등이 이어졌고, 아쉽게도 국내 관객과 만날 기회는 그만큼 귀해졌다. 평창 폐막식 때 50여 개의 거문고에 둘러싸여 공연을 펼쳤을 때의 파격은 일상적 관행에서 벗어난 잠비나이 다운 무대였다. 포스트-록이 이제는 일련의 경향적 특징으로 고착되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도 잠비나이는 해당 장르가 처음 제기했던 문제의식을, 국악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보다 심화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악의 대중화라는 애초의 소박한 이들의 바람을 넘어선 지 오래다. 본인들이 의식했던 혹은 의도하지 않았던, 이들은 이미 처음 자신들이 목적했던 의도보다 더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앨범은 국악과 록의 대칭적 균형의 긴장을 보다 극한으로 밀어붙여, 예전보다 더 강해졌고 그만큼 정교해졌다. 때문에 국악이라는 소재의 독창성에 주목했던 기존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감상의 애티튜드를 요구한다. 보편적 록의 시각에서도 매우 창의적이며 유일무이한 존재임을 증명한 것이다.

2019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