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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o Ambrosini & Ensemble Supersonus - Resonances (ECM, 2019)

komeda 2019. 6. 23. 15:50

 

이탈리아의 뮤지션 마르코 암브로시니와 Anna-Liisa Eller (Kannel), Anna-Maria Hefele (Polyphonic Overtone Singing, Harp), Wolf Janscha (Jew’s Harp), Eva-Maria Rusche (Harpsichord, Square Piano) 등으로 이루어진 앙상블 수페르소누스의 ECM 신보. 이번 앨범에서 마르코는 니켈하르파를 연주하면서 스페르소누스와의 교접 범위를 최대한 넓히려 애쓴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작업 전체에 흐르는 단일한 콘셉트는 사운드의 텍스처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하인리히 비버의 고전에서부터 민속 곡은 물론 마르코와 수페르소누스의 오리지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펼친다. 이는 사실상 마르코가 지금까지 ECM에서 선보였던 작업과도 일맥상통하며 그 연장 속에서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쩌면 우리가 마르코에게 기대했던 음악적 결과를 독특한 형식을 지닌 앙상블의 연주를 빌어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다만 평소 마르코가 관심을 기울였던 고전시대의 원전과 민속적 테마의 경계와 관련해서는 예전과 다른 접근을 보이는 듯한 느낌이다. 앙상블의 존재 자체가 해석의 도구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연주 그 자체가 하나의 새로운 재현일 수밖에 없지만, 적어도 이번 앨범에서는 여러 음악 영역의 관계에 대한 재구성보다는 앙상블과의 형식적 균형에 조금 더 집중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 때문에 무엇을 연주하느냐 역시 여전히 중요한 과제였겠지만 어떻게 곡을 표현하느냐의 문제에 더 큰 방점이 찍힌 듯한 인상을 남긴다. 이는 수페르소누스 구성원들의 원곡을 활용하는 모습에서 드러나기도 하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하나의 질감으로 묶어두려는 듯한 완고한 태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어떤 관점에서 이번 앨범을 감상하느냐는 독자의 몫이겠지만, 여전히 마르코다운 작업임은 분명하다.

2019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