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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n Tingvall - The Rocket (Skip, 2019)

komeda 2019. 6. 28. 18:08

 

스웨덴의 피아니스트 마르틴 팅발의 솔로 신보. 2000년대 초 데뷔 이후 지금까지 주로 트리오 작업을 선보였던 이력에 비춰보면 솔로 연주는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기억해 보면 En Ny Dag (2012)와 Distance (2015)와 같은 앨범이 있었고 이번 녹음은 세 번째 솔로 리코딩이다. 트리오 작업의 경우 북유럽적 정서와 재즈의 오소독스 한 표현 사이에 존재하는 일련의 긴장을 축으로 연주를 펼쳤다면 솔로 공간에서의 연주는 그와는 다른 일정한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트리오의 경우 장르 내 다양한 요소 사이의 긴장에 주목하고 이를 트리오 고유의 언어로 조합하는 방식에 집중했다면, 솔로는 온전히 팅발 자신의 사적 공간 속에서 음악적 연출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때문에 트리오에서 보였던 긴장의 요소는 완전히 소멸하고 오롯이 개인의 정서와 이야기를 드러내는 과정을 담고 있다. 트리오에서의 정교함은 솔로의 섬세함이 자리하게 되고, 관계를 기반으로 했던 구성은 표현의 밀도로 대체하게 된다. 이러한 특징은 이번 앨범뿐만 아니라 기존의 두 솔로 작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팅발의 솔로 연주는 번뜩이는 천재적 아이디어를 즉자적으로 표출하거나 현란한 연주 실력을 과감한 표현으로 드러내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팅발은 자신의 정서적 의도와 음악적 표현 사이에 디스토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장 간결하면서도 적확한 방식의 연주를 들려준다. 그렇다고 의도와 표현 사이의 간격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않는다. 미묘한 망설임과 섬세한 떨림이 있는가 하면 때로는 직설적인 방식으로 그 거리를 이완하고 좁히기를 반복한다. 때문에 솔로 작업이긴 하지만 트리오 못지않은, 나름 묘한 긴장을 청자와 유지하고 있다. 리리시즘이라는 단어 이면에 감춰져 있는 수많은 감정의 유출을 담고 있는 듯한 앨범이다.

2019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