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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nged Victory for the Sullen - Invisible Cities (Artificial Pinearch Manufacturing, 2021)

komeda 2021. 2. 26. 22:58

벨기에 거주 미국 출신 작곡가 겸 사운드 엔지니어 Adam Bryanbaum Wiltzie와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Dustin O'Halloran의 듀오 프로젝트 A Winged Victory for the Sullen의 정규 앨범. 이 둘의 인연인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AWVFTS의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째이며 지금까지 이들이 발표한 앨범이나 EP는 장르 내에서 가장 중요한 음악적 성과로 자주 언급된다. 물론 두 뮤지션 각자의 영역에서 이룬 퍼포먼스 또한 놀랍지만, 듀오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낸 시너지는 모던 클래시컬이나 앰비언트 계열에서는 늘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이번 앨범은 일련의 변화를 예고하는 듯하면서도 그 문제적 성격에서는 예외가 아닐 듯싶다. Leo Warner 감독의 공연 및 비디오를 위한 멀티미디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된 앨범이지만 독립적인 작업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 현악과 피아노와 같은 어쿠스틱 계열의 사운드가 기본을 이룬다는 점에서는 예전과 같지만, 일렉트로닉의 다양한 배음과 LFO 등의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는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사운드의 텍스쳐를 보여준다. 예전 작업에서 일렉트로닉은 일련의 오케스트레이션 효과를 연출했다면,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그 사운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식은 AWVFTS에게서는 조금 생소한 느낌이다. 마치 다른 텍스쳐를 지닌 두 개의 층위가 서로를 잠식하는 듯한 느낌은 기존의 일렉트릭-어쿠스틱 사운드에서 들려줬던 것과는 다른 인상을 받게 한다. 때문에 내러티브적 서정이 강했던 기존의 음악과 대조적으로 다분히 묘사적 특징이 강조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AWVFTS의 고유한 섬세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동종업계의 그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세밀한 사운드의 조율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20210226

 

 

related with Dustin O'Hallo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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