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Quarteto - Nu (Carimbo Porta-Jazz, 2022)
포르투갈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António Pedro Neves가 이끄는 AP Quarteto의 앨범. 안토니오는 전문 뮤지션으로서의 교육을 이수했고, 2010년대 초 현지의 신흥 재즈 레이블인 Carimbo Porta-Jazz와 계약하며 세션은 물론 자신의 리코딩을 선보이며 꾸준한 활동을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 연주자로서뿐만 아니라 밴드 리더로서의 그의 재능은 지금까지 발표한 여러 작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작곡과 즉흥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실험적 사고는, 퀸텟에서부터 대규모 편성의 앙상블에 이르기까지, 매번 다른 편성을 통해 실현된다. 레이블이 다루는 음악적 주제에 비춰보면 안토니오는 그중에서도 비교적 규범적인 양식에 이르는 대중적 표현까지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임포로바이징이 지니는 역동적 양식의 다양성을 적극 확장한다는 점에서 음반사를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번 앨범은 피아노 José Diogo Martins, 베이스 Gonçalo Sarmento, 드럼 Gonçalo Ribeiro 등으로 구성된 쿼텟 형식으로 녹음했는데, 이와 같은 라인-업에서 예상할 수 있는 유형적 특징은 물론 구조화된 형식적 접근을 통해 기악적 대비는 물론 멜로디나 코드에 대한 세밀한 활용도 함께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외의 신선함을 경험하게 한다. 미니멀하면서도 세련된 멜로디나 코드 구성은 비교적 명료한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단순함이 개방하는 즉흥적 공간에서의 상상력은 APQ가 지닌 독특한 특징으로 자리 잡는 듯하다. 특히 이러한 규범적 양식이 이후의 즉흥 공간을 통해 자연스러운 플로우를 이루는가 하면, 때로는 모습이 해체되며 사운드와 효과 그 자체만 남겨진 공간에서 아방가르드에 가까운 유연한 표현으로 이어지며 극적인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확실히 기타와 피아노의 관계가 전면에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유니슨을 포함한 다양한 양식의 테마를 제시하는 순간은 물론 임프로바이징의 모티브를 활용하는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의 표현을 통해 서로를 마주하며 서서히 인터랙티브 한 액션으로 공통의 공간을 확장하며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도 인상적인 음악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다. 마치 두 명의 리더가 자신의 방식으로 진행을 이끌며 본능적인 자연스러운 합의를 통해 연주를 완성한다는 인상을 줄 만큼, 기타와 피아노의 대비를 통해 연출하는 분위기는 결정적이기까지 하다. 물론 기타와 피아노의 다양한 대비와 공간적 대위에 대응하며 능동적인 개입을 실현하는 베이스와 드럼의 역할이 있었기에, 온전한 음악적 양식으로서의 완성이 가능했음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베이스와 드럼은 단순한 기능적인 개입을 넘어 자기표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후면 공간에서 그 영역이 상대적으로 좁게 차지하고 있음에도 다양한 유형의 정서적 긴장과 더불어 독특한 그루브를 연출하며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고 연주와 진행에서의 구성적 요소를 상대화하는 것은 아니며, 형식을 체계화하고 이를 단일한 앙상블의 규범으로 활용하는 모습에서도 인상적인 연주를 들려주고 있어, 이러한 선곡의 대비 차제만으로도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 흥미로운 점은 규범적인 진행에서 보여주는 앙상블의 밀도가 임프로바이징의 모티브로 공간을 채우는 과정에서의 그것과 큰 차이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순한 사운드 그 자체에 의해 채워지는 물리적인 밀도감뿐만 아니라, 자율성을 개방하면서도 상호 간의 텐션을 지속적으로 확장해가며 동일한 호흡으로 완성해가는 정서적인 밀도 또한 강한 인상을 주는 앨범이다.
2022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