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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xone & ProtoU - Back To Beyond (Cryo Chamber, 2021)

komeda 2021. 5. 13. 19:48

Alphaxone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이란 전자음악가 Mehdi Saleh와 활동명 ProtoU라는 우크라이나 뮤지션 Sasha Cats의 협업 앨범. 가상의 현실을 가정하고 그 속에서의 구체적 상황을 상상한 다음 그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가는 능력에 있어 메니와 사샤는 탁월함을 보여준다. 최근 이들은 Onasander (a.k.a. Abiura Fatima)와 셋이서 해양 판타지를 소재로 한 Shadows Of Forgotten Legends (2020)을 공동 제작하기도 했고, 그전에 둘은 Stardust (2017)이라는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공동 작업은 내용이나 형식에서 2017년 앨범의 연장 혹은 후속 성격이 강하다. 미래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전작과 이번 앨범은 비슷하지만 사운드의 결에서 전해지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전작의 경우 광활함과 신비감에 초점을 맞춘 음향이라면 이번 앨범에서는 무중력의 공간이 주는 심리적 압박감이나 어둠이 전하는 무게감의 묘사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듯하다. 낮게 가라앉은 브라스 계열의 음향이 무거운 드론으로 등장하고 그 위로 유리 조각이나 금속 파편이 마찰하는 사운드로 상황의 배경을 묘사한다. 여기에 육중한 금속 문이 열리는 소리, 기계의 동작음, 라디오 교신음 등을 통해 묘사적 분위기를 구체화하는데, 전체적으로는 어떤 특정한 내러티브를 통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보다는 이와 같은 상황 표현의 디테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듯한 인상이 강하다. 덕분에 앨범은 큰 기복이나 굴곡 없이 전체적으로 균일한 텍스쳐를 활용해 평탄한 흐름을 이어가며 정서적으로도 플렛한 감도의 압박감을 유지하게 된다. 때문에 감상은 다분히 관조적인 시각에서의 체험을 경험하게 되며, 이는 마치 느린 속도로 유영하는 스페이스쉽을 타고 우주 공간을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적당한 긴장감, 그리고 그 텐션이 지속함에 따른 일종의 안도감이 교차하는 것은 분명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휴식처럼 전해지는 서정적 표현은 상당히 인상적이기까지 하다. 다분히 명상적이기까지 한 앨범이다.

 

2021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