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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calyptica [with MDR Symphony Orchestra] – Wagner Reloaded: Live in Leipzig (BMG, 2013)

komeda 2014. 1. 28. 16:40


바그너 탄생 200주년 기념, MDR과의 협연을 담은 앨범이자 3년만에 선보인 정규 타이틀. 드러머를 정식 멤버로 영입한 앨범을 발표했을 때 자신들의 음악적 정체성을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한 조치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에서는 기존 사운드의 한계에 대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이번 MDR과의 협연 앨범을 접했을 때, 솔직히 이제 올 때까지 다 왔구나,라고 혼자 생각을 하기도. 막상 CD를 들어보면 이러한 예상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오케스트레이션에 압도 당했다는 인상이 컸고 곳곳에 그룹의 부재가 느껴지기도 했다. 연주에서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적으로 반띵 겨우 넘는 정도. [이상은 오디오 CD만 들었을 때의 짧은 생각] 하지만 독일에서 방송된 공연 영상을 보면 그 느낌은 완전히 달라진다. 무대에서는 현대무용팀이 바그너의 삶과 음악에 관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그룹과 오케스트라는 그 공연에 맞는 음악을 연주한다. 즉, 현대무용, 락, 클래식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이 공연은 기획된 것이었고 각각의 비중은 정확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음반 자체만으로 본 공연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불완전한 것이고, 애초에 이번 앨범 자체는 그럴 위험성을 안고 발매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CD에서는 음악과 음악 사이의 계연성이 불명확하지만 영상에서는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상 속에서 펼쳐진 공연과 관련해서 짧게 이야기한다면, 정말 재미있다! 대중성을 염두에 둔 현대 공연 예술의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다.


2014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