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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ry Coates, Jimmy Haslip, Jerry Kalaf - New Dreams (Outside in Music, 2022)

komeda 2022. 8. 7. 22:26

 

미국 기타리스트 Barry Coates, 베이시스트 Jimmy Haslip, 드러머 Jerry Kalaf의 트리오 앨범.

 

해당 분야에서 베테랑의 실력과 경력을 자랑하는 세 명의 뮤지션이 모여 녹음한 앨범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작업은 흥미를 끌 이유가 충분하다. 배리는 중량감 있는 뮤지션들의 세션 및 투어 멤버로서의 활동 외에도 개인적인 작업을 꾸준히 선보이기도 했으며, 여러 편의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통해 작곡가로서의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미는 35년 역사를 자랑하는 Yellowjackets의 설립 멤버이기도 하며, 수많은 기라성 같은 연주자들과의 협연은 물론 녹음에 참여하며 다수의 인상적인 기록을 보유한 뮤지션이다. 제리 또한 오랜 경력에 걸맞게, 전설적인 여러 뮤지션들의 투어 밴드 및 리코딩 멤버로 참여하여 수많은 명연을 남겼으며, 음악감독 및 작곡가로 여러 공연과 작품을 보유한 음악가로 기록된다.

 

배리와 지미는 기타리스트의 The Spirit Within (2003) 앨범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녹음 이후에도 둘은 Ultimate Play-Along Guitar Just Classic Jazz, Vols. 1-3 (2002-03)을 함께 저술하며 후학을 위한 교본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기타리스트는 오래전부터 제리의 개인 작업에 꾸준히 참여하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최근에는 드러머의 The Guitar (2022) 녹음에도 함께하고 있어 지속적인 음악적 친분을 짐작하게 한다. 이번 앨범은 배리와 지미가 제공하는 8편의 오리지널을 녹음하고 있는데, 2003년의 녹음의 경우 다채로운 멜로디에 감각적인 사운드를 활용해 퓨전 스타일하면 의례 연상할 수 있는 통상적인 범용성을 들려줬다면, 이번 작업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음악적인 결을 보여주고 있어 20여 년의 세월이 상징하는 시간적인 간극을 실감하게 된다.

 

이번 트리오의 녹음은 기타를 포함하는 전형적인 재즈 트리오의 포맷을 갖추고 있지만, 각자의 연주 악기 외에도 신서사이저나 전자악기의 부가적인 하모니를 활용해 풍부한 공간적 배경을 함께 연출하고 있어, 규모를 넘어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재능 있는 키보드 연주자이기도 한 배리에 의해 완성된 정교한 사운드스케이프는 재즈 연주로 채워진 독특한 애트모스피어를 완성하며, 때로는 PMG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어느 순간에는 7-80년대 ECM의 공기감 가득한 공간적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는데, 실제로 그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Towner”나 “Mays” 등과 같은 곡의 제목을 통해 어느 정도의 연관성을 추측하게 된다. 이와 같은 앰비언스는 개별 연주 공간의 위상을 새롭게 정의하며 각각의 고유한 연주 특징을 새롭게 정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개별 공간의 자율성은 상대화하는 대신 사운드의 밀집을 통해 완성하는 앙상블의 밀도와 균형을 돋보이게 한다. 특히 각자의 공간에 고유한 리버브를 통해 개별적 특징을 선명하게 부각하면서도, 섬세한 배열을 통해 각각의 라인이 이루는 연주를 온전히 드러내는 동시에, 그 전체적인 조합에서는 깊이 있는 밀도감을 제공하고 있어, 인상적인 음악적 벨런스를 경험하게 한다.

 

편안하면서도 깊이가 있고, 여유 있으면서도 진지함을 간직한, 인상적인 연주들로 가득한 앨범이다.

 

 

2022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