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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jamin Deschamps - Augmented Reality (Multiple Chord, 2021)

komeda 2021. 12. 16. 21:09

캐나다 색소폰 연주자 Benjamin Deschamps의 앨범. 벤자민은 2010년대 초에 데뷔하여 지금까지 여러 뮤지션들의 세션은 물론 Les Passagers라는 그룹의 멤버로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지금까지 꾸준히 자신의 작업도 선보이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연주 실력에 본인만의 음악적 개성을 어필함에 있어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지금의 앨범을 포함해 지금까지 벤자민은 매번 다른 편성을 통해 녹음을 진행면서도, 이전 작업에 함께 했던 뮤지션들과 지속해서 호흡을 맞춰오며 나름의 안정성을 유지하기도 했다. 이번 리코딩에서도 트롬본 Jean-Nicolas Trottier, 베이스 Sébastien Pellerin, 피아노 Charles Trudel, 드럼 Alain Bourgeois 등 기존 작업에 참여했던 동료들이 함께하고 있는데, 주목할 점은 Nicolas Ferron이 기타로 참여하며 6인조의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기타리스트 한 명이 더 참여했다고 지금까지 조금은 오디너리 하게 느껴졌던 음악이 크게 달라질까 싶지만, 단순히 연주에 생기와 긴장을 더 한다는 것 외에도 이전과는 다른 밀도감을 부여하고 있다. 니콜라스와는 Les Passagers라는 그룹에서 함께 활동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앨범에서 벤자민이 보여준 음악적 변화는 어느 정도 납득 가능하다. 일부 곡이긴 하지만 마치 Les Passagers에서 보컬이나 몇몇 구성을 제외한 후 기존 자신의 음악에 적용했다는 인상을 줄 만큼, 이번 앨범은 둘이 함께 활동하는 그룹의 느낌과 어느 부분 오버랩을 이루기도 한다. 특히 사이키델릭 하면서도 마치 모범생들이 즐기는 향락적인 미묘함이 감도는 대목에서 특히 그런 느낌이 강한데, 이는 마치 과거 CTI에서 이룬 음악적 성과를 연상하게 하는 한편,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한 분위기의 키보드가 연주될 때 그 분위기는 극대화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벤자민이 지금까지 선보인 오소독스 한 스텐스에서 완전히 물러선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확장된 편성과 그 안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사운드를 통해 유연한 표현을 확보했다는 느낌도 들 만큼, 정통적인 포스트-밥의 언어에서부터 퓨전 스타일에 이르는 복합적이면서도 폭넓은 표현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정통적이면서도 유연함에 포괄되는 다양한 양식적 표현이 매력적인 앨범이다.

 

2021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