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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ke Ewing - We Don’t Deserve Dogs (Forthwest, 2021)

komeda 2021. 7. 5. 22:44

미국 작곡가 겸 미디어 음악가 Blake Ewing의 OST 앨범. 이번 작업은 현재 애플 TV+에서도 시청 가능한 다큐멘터리 감독 Matthew Salleh의 We Don’t Deserve Dogs (2020)를 위한 음악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매튜 감독이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고기와 불을 조합해 만든 음식이 한 사회의 공동체 및 전통과 어떤 연관을 보여주는가를 추적한 Barbecue (2017)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어, 다소 도발적인 제목을 지닌 이번 영화 또한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영화는 개가 인간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하나의 팩트를 다룬다기보다는 참과 거짓이 불명확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경험적 실증에 가깝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감독은 감정이나 정서에 호소하는 전략을 취하고, 블레이크의 음악 또한 그에 맞춰진 형식적 틀을 활용하여 공감을 유도하는 접근을 보여준다. 음악은 현악과 피아노와 같은 건반 계열의 사운드가 주를 이루는 실내악적 분위기에 섬세한 일렉트로닉을 활용하여 서정적인 디테일을 완성하고 있다. 좌우로 레이어드 된 현악과 그 배경을 이루는 정교한 사운드 스케이프의 앙상블을 연출하는가 하면, 단순한 구성 속에서도 서로 다른 사운드의 텍스쳐를 활용해 깊이 있는 공간의 분위기를 유도한다. 진행을 통해 그 구조를 바꾸거나 레이어를 더해가며 점진적인 플로우를 이끌지만 처음 시작점에서 의도한 고유한 느낌을 흐트러뜨리거나 벗어나지 않는 일관된 흐름을 지속한다. 이와 같은 한결같은 분위기는 앨범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데, 이는 어쩌면 다큐멘터리가 의도하는 정서적 혹은 감정적 공감을 유도하기 위해 취해진 음악적 선택일 수도 있을 듯싶다. 대부분의 곡들은 정서적 혹은 감정적 반응을 염두에 둔 듯한 분위기가 지배적이며, 여기에 일련의 몇 가지 테마를 이용해 각 상황에 맞게 편곡과 바리에이션을 진행하면서 극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효과를 의도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애잔한 서정성을 드러내고 있어, 이와 같은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영화와 무관하게 한 번 들어볼 만한 앨범이다.

 

2021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