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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ndan Keller-Tuberg - In Spite of It All (Shifting Paradigm, 2021)

komeda 2021. 12. 4. 18:13

호주 베이시스트 겸 작곡가 Brendan Keller-Tuberg의 앨범. 오늘날 호주의 젊은 재즈 뮤지션 중 주목할만한 인물을 꼽으라면 그중 브렌던은 단연 몇 손가락 안에 들만하다. 그의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인 Brendan Keller-Tuberg (2017)는 인상적인 멜로디와 코드 진행을 통해 작곡의 의도를 강하게 반영하면서도 그 안에 임프로바이징의 계기들을 녹여내 자신만의 균일한 음악적 톤을 보여주고 있어, 상당한 수준에서 완숙한 뮤지션으로서의 기량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어쩌면 그 이후 브렌던이 얼마나 더 많은 음악적 진화를 이루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준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이번 녹음에는 색소폰 Julien Wilson, 트럼펫 Ashley Ballat, 피아노 Wilbur Whitta, 드럼 Lewis Pierre-Humbert 등 호주의 대표적인 임프로바이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여기에 기타 Joel Tucker, 보이스 Elena Escudero 등 미국 뮤지션들을 비롯한 여러 게스트들이 함께하고 있다. 이번 작업 또한 작곡에 우위를 둔 앙상블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작과 유사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임프로바이징의 계기를 확장하고 그 안에서 그 공간 안에서 능동적인 자율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예전과는 다른 유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여전히 공간을 통제하고 있다는 인상은 지배적이지만 그 제한된 영역 안에서 즉흥적 자율성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응축되는 에너지와 밀도는 전과는 다른 음악적 뉘앙스를 연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통제된 테마에 이어 개별 솔로 공간들이 후반에 자연스럽게 하나의 모티브로 수렴되며 결말로 향할 때는 집단적 즉흥 연주의 실험적인 표현으로 응집되는 강한 힘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작곡의 의지에 통제되어 있지만, 그 안에서의 자율성이 응축되는 통합성과 더불어, 의외성이 상존하는 자율적 공간이 강한 목적의식에 의해 추동되는 듯한 긴장이 이 앨범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재즈의 언어와 표현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현대 작곡의 테마와 구성을 연주를 통해 완성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는데, 이는 특히 6부작으로 완성된 "Towards a Greater Whole I-VI"에서 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개별 트랙이 지닌 고유한 특징과 더불어 이들이 하나의 단일한 음악적 분위기를 지속한다는 점에서 특히 인상적이다. 다분히 실험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렌던 특유의 낭만적 서사가 존재하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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