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an Eno - Film Music 1976-2020 (Universal, 2020)

해당 장르에서는 말해뭐해 싶은 고인물 중 한 명이지만 최근 자신의 아들과 함께 녹음한 앨범을 들어 보면 브라이언은 여전히 현역 주전이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하다. 이번 앨범은 지난 45년 가까운 시간 동안 작업했던 여러 영화음악 중 대표작을 수록한 일종의 베스트 성격이 강하다. 그럼에도 앨범 전체는 중구난방 총천연색을 보여주기보다는 나름의 균일한 텍스처와 분위기를 반영한 선곡이 이루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폭넓은 음악적 스팩트럼을 완전히 배제한 것도 아니다. 발표 당시의 오리지널 음원과 비교해보면 이와 같은 일체감을 위한 마스터링이 개입되었음은 분명하지만, 어쩌면 이 앨범에 하나의 독립된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이와 같은 작업은 언제나 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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