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

Carbon Based Lifeforms - 20 Minutes (Leftfield, 2021)

komeda 2021. 3. 4. 21:41

스웨덴 전자음악가 Daniel Segerstad와 Johannes Hedberg의 듀오 프로젝트 Carbon Based Lifeforms의 EP. 다니엘과 요하네스 모두 1976년생으로 15세에 친구가 되었고 20세 되던 1996년 CBL을 결성한 것으로 전해지니 올해로 25년 활동을 이어온 셈이다. 기본적으로는 다니엘이 리듬 패턴을 담당하고 요하네스가 사운드와 하모니의 구성을 맡는 분업 방식의 협업을 체계를 이루고 있지만, 그 역할이 제한적이거나 고정적인 것은 아니다. 주로 다운템포 계열의 에시드 일렉트로닉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앰비언트적인 지향성도 강하다. 이번 EP는 기존의 곡을 새롭게 재구성한 두 개의 작업을 수록하고 있다. Interloper (2010)와 Refuge (2013)에 각각 수록되었던 "20 Minutes"와 "Leaves"를 새롭게 편곡하고 그 길이도 확장해서 담고 있다. 기본적인 테마의 라인은 공유하고 있지만 사운드의 구성이나 진행 형식에서는 원곡과 다른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신서사이저가 뒤로 살짝 물러나고 배경을 구성하는 사운드 스케이프의 넓은 전개와 입체적인 효과의 활용을 통해 공간감이 강조된 느낌이다. 303의 사운드 또한 정교하고 미세한 인벨로프의 조절은 기존보다는 톤 다운된 듯한 인상이지만 음색은 더욱 선명해지면서 공간에 어울리는 명료함이 살아난다. 이와 같은 이미지의 변화는 작년 ALT-02 (2020) 앨범을 통해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한데, 결국 이번 EP는 기존 작업과의 차이를 부각함과 동시에 CBL의 갱신된 음악적 접근을 가늠하게 해주는 좋은 예가 될 듯싶다.

 

2021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