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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sten Dahl, Tim Hagans, Johnny Åman, Jukkis Uotila - A Beautiful Blue Moment (Storyville, 2022)

komeda 2022. 6. 6. 22:47

덴마크 피아니스트 Carsten Dahl, 미국 트럼펫 연주자 Tim Hagans, 스웨덴 베이스 연주자 Johnny Åman, 핀란드 드러머 Jukkis Uotila의 쿼텟 앨범. 서로 유사한 음악적 배경을 지닌 것처럼 보이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통점보다는 차이가 더 명확하게 드러나는 이들 네 명의 조합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싶은 호기심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이 이번 앨범이다. 지금까지 각자가 보여준 음악적 궤적에서도 교차점을 찾기란 좀처럼 쉽지 않으며, 이들 네 명의 공통적인 접점은 이번 앨범이 처음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와 같은 독창적인 조합의 아이디어는 2019년 대학에서 재즈 강의하던 카르스텐과 팀이 서로 유사한 음악적 관점과 호기심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구체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쿼텟의 라인-업을 완성한 이후 이들이 공통적인 음악적 창의를 위해 선택한 것은 60년대 전후, 흔히들 재즈의 황금기라고 부르는 시절의 언어와 표현이었으며, 한 시대를 현대적인 시각에서 집약하는 듯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9곡 중 5개는 카르스텐이 작곡했고 나머지는 모든 멤버들과 함께 쓴 것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실제 연주에서는 컴포지션과 퍼포먼스가 통합을 이룬다는 인상을 줄 만큼, 임프로바이징의 모티브가 확장된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앨범에는 포스트-밥과 프리 재즈를 포괄하면서, 동시에 모달이나 전통적인 스케일을 활용한 접근 등을 선보이면서, 마치 당시를 상징하는 주요한 재즈의 표현을 복원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베이스 워킹이나 드럼 비트가 보여주는 고전적인 오소독스의 장엄함은 물론, 트럼펫의 톤이나 라인이 완성하는 분위기 또한 당대의 거장들을 소환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에 비해 피아노는 고전적인 엄밀함과 현대적인 감각을 어우르는 듯한 표현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그 스펙트럼은 마치 Thelonious Monk에서 초기 Keith Jarrett에 걸쳐 펼쳐진 듯한 포괄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이는 단순한 표현의 유연성을 넘어서, 특정한 시대를 정조준한 연주를 펼치면서도 그 안에 존재하는 풍부한 표현의 조합을 밀도 있게 완성하는 요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때문에 애써 현대적인 공간 활용이나 표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도, 고전적인 어법에 충실한 재현을 보여주면서도, 이를 오늘날의 시각에서도 전혀 구태의연하지 않은, 오히려 감각적인 음악적 완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분히 회고적인 시각과 고전적인 범주에 쿼텟 스스로를 제한했다는 생각도 들고, 여기에서 조금 더 확장된 양식도 선보였으면 하는 기대도 갖게 되지만, 그 시절의 언어와 표현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미적 가치를 지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앨범임은 분명하다.

 

2022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