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es Lloyd & The Marvels + Lucinda Williams - Vanished Gardens (Blue Note, 2018)
미국의 색소폰 연주자 찰스 로이드와 그의 퀸텟 더 마블스의 신보. 이번 앨범은 I Long To See You (2016)에 이은 마블스의 두 번째 타이틀로 전작과 동일한 Bill Frisell (g), Greg Leisz (g), Reuben Rogers (b), Eric Harland (ds) 등의 라인업이 참여하고 있다. 전 앨범에서는 Norah Jones와 Willie Nelson이 게스트로 참여했다면 이번 녹음에는 싱어송라이터 Lucinda Williams가 피쳐링하고 있다. 올해로 여든의 나이에 접어든 로이드는 여전히 새로운 음악적 표현을 위한 자기 모색을 이어가고 있는데, 마블스는 그 흔적을 보여주는 좋은 예로 손색이 없다. 일렉트릭과 페달 스틸 등 두 대의 기타가 이끌어가는 사운드를 중심으로 기존의 곡들을 새롭게 재구성하는가 하면 새로운 오리지널을 선보이며 마블스의 유니크한 면모를 드러내기 위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 역시 Jimi Hendrix, Thelonious Monk 등의 커버곡이 수록되어 있고 마블스를 위한 로이드의 새로운 오리지널이 연주되고 있다. 그래도 이번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윌리엄스와 협연을 담고 있는 트랙들이다. 델타 블루스, 컨츄리, 포크, 록 등 미국 대중음악에서 가장 파퓨러한 영역들을 포괄하고 있는 그녀의 음악들은 재즈를 입지 조건으로 하는 마블스의 연주와 조화를 이루는 데 있어 어색할 여지는 전혀 없다. 그녀의 오리지널을 연주하고 있는 네 개의 트랙은 윌리엄스의 원곡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보여주고 있지만 보컬 자체의 존재감 자체가 워낙 강하다 보니 오리지널리티에 기반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심지어 그녀가 부른 헨드릭스의 곡조차 윌리엄스 특유의 톤에 맞춰 재해석되었다는 느낌이 강할 만큼 이번 앨범에서는 게스트의 역할과 비중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전작과의 연관성이나 이번 앨범 전체의 일관된 표현 등을 생각해보면 로이드가 마블스를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음악적 핵심이 윌리엄스와의 협연을 통해 완성되었다고 봐도 타당할 것이다. 미국적 가치의 단면이 담긴 음악이다.
2018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