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fusion Project - Primal (Soliton, 2018)
폴란드의 재즈 트리오 컨퓨전 프로젝트의 신보. Michał Ciesielski (p), Piotr Gierszewski (b), Adam Golicki (ds) 등으로 이루어진 트리오는 2013년 결성되어 지금까지 How to Steal a Piano? (2014)와 The Future Starts Now (2015) 등의 앨범을 발표했다. 3년 만에 녹음한 이번 세 번째 앨범은 사운드의 진화보다는 정교한 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 외에는 기존 작업과 근본적인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피아노 트리오의 형식에서 전자 베이스를 이용해 퓨전 스타일의 감각적 접근을 수용하고 낭만적인 서정과 유쾌한 감성이 조화를 이룬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 역시 이러한 자신들의 캐릭터를 잘 살리고 있다. 기존 작업 대비 개별 공간에서 더욱 적극적인 표현을 유도하면서도 전체 구성에서 보여주는 조화와 균형은 전과 다름없는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전 작업에서는 음악 그 자체의 형식적 구성에 대한 자신의 미학적 견해를 밝히는 데 주력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음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차이는 존재한다. 앨범의 원곡을 제공하기도 한 피아니스트 미카엘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작곡 과정에서 담고자 했다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개별 곡이 지닌 표제적 성격과 더불어 이번 앨범만의 고유한 서술적 특징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이는 기존 음악의 미학적 완성과 더해지면서 앨범 전체를 마치 하나의 이야기 구성으로 완성하는 효과를 연출하기도 한다. 앨범 전체의 구성과 개별 곡의 완성도에 있어 전혀 거부감 없는 일체감을 보여주고 있어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롭게 감상한 대목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들 작업의 가장 큰 매력은 폴란드 재즈가 지닌 경계적 특징이 트리오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들은 고전 음악적 양식의 특징을 우회적으로 수용한 원곡을 퓨전 스타일의 접근이 반영된 트리오의 형식 속에서 뛰어난 완성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 앨범의 콘셉트와 개별 곡의 디테일, 이를 하나의 형식으로 완성하는 감각적 균형 등 모든 면에서 즐거운 경험을 안겨준다.
2018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