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g Rosenqvist - Vråen Centrum (LAAPS, 2021)
스웨덴 작곡가 겸 전자음악가 Dag Rosenqvist의 앨범. 개인적으로는 프랑스의 신생 LAAPS 레이블에서 발매한 일련의 인상적인 작업을 접하면서 다그를 알게 되었는데, 이전 앨범의 끝부분을 새로 발표하는 녹음의 도입으로 활용하는 독특한 릴레이 방식의 릴리즈가 자연스럽게 지금의 스웨덴 뮤지션으로 이끌게 되었다. 레이블의 여덟 번째 릴리즈를 담당한 다그는 2005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30편이 넘는 앨범을 발표한 것으로 전해지며, 다수의 영화음악 작곡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모던 클래시컬 계열의 앰비언트를 지향하는 레이블의 성격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인지는 몰라도, 다그는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사운드의 조화와 배열을 통해 음악적 내러티브를 완성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그 때문에 다분히 디스토피아적인 느낌도 풍기면서 현실과 상상의 간극을 묘사하려는 듯한 극적 긴장도 엿보인다. 완급의 조절과 사운드 레이어의 배치를 통해 하나의 곡은 그 시작에서부터 완성에 이르는 과정에서 변모를 거듭하며 음악적 형식을 다양화하기도 한다. 과장이나 화려함이 드러나지 않는 신시사이저의 사운드는 관객에게 관조적인 자세를 취할 것을 제안하는 것 같은데, 사실 이와 같은 스텐스가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차가운 바람 속으로 소멸하는 피아노 잔향으로 이번 앨범이 끝났으니 LAAPS의 다음 후속작은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물론 다그의 이후 작업도 기대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20210221
related with Dag Rosenqvist (as From The Mouth of The Sun)
- From The Mouth of The Sun - Light Caught the Edges (Lost Tribe Sound,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