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iel Erdmann & Christophe Marguet - Three Roads Home (Das Kapital, 2018)
독일 출신 색소폰 연주자 다니엘 에르드만과 프랑스의 드러머 크리스토프 마게의 신보. 이번 앨범은 Together, Together! (2014) 이후 4년 만에 선보인 공동 작업이다. 전작과 달리 이번 앨범에서는 Henri Texier와 Claude Tchamitchian 등 두 명의 베이스 연주자도 참여하고 있다. 두 베이스주자는 각기 다른 트랙에서 연주는 물론 4곡에서 함께 참여하는 등 예전과는 다른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포맷의 변화는 물론 내용에서도 전작과는 다른 분위기가 읽힌다. 전작에서는 둘만의 자율적 공간에서 확장된 임프로바이징의 계기를 충분히 활용하면서 때로는 진행에서의 형식적 규범까지 과감하게 해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비교해 이번 앨범에서는 독립된 연주 공간을 베이스에게 할당함으로써 합의된 일정한 규범에 따라 진행된 연주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전작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이번 앨범에서도 임프로바이징의 확장이나 멤버 상호 간 인터플레이의 긴장은 여전히 유효한 키워드로 작용하지만, 테마를 구성하는 멜로디의 선명성을 부각하거나 진행의 형식에 입각한 규범을 따르는 모습에서 전통적 스텐스를 느끼게 해준다. 두 명의 베이스 연주자가 참여하고 있는데, 텍시에의 피치카토와 차미치안의 보우잉이 서로 대비를 이루는 각기 다른 표현으로 각자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두 명의 베이시스트 모두 전통적인 리듬의 역할에 자신을 제한하지 않고 독립된 연주자로 기능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인터플레이의 계기들을 끊임없이 만들어간다. 그런 의미에서 트리오로 진행된 연주도 물론 좋지만 네 명의 뮤지션 모두 참여한 공간에서 이루어진 두 베이스 라인의 대비와 조화를 이룬 네 개의 트랙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들을 담고 있다. 좌우의 두 베이스와 중앙 전후의 색소폰과 드럼의 배열이 연출하는 사운드 스테이지는 오디오적인 쾌감도 함께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인 울림을 완성하고 있다. 목표를 분명히 한 에르드만의 연주와 중심점을 확고하게 다진 마게의 역할 또한 당연히 박수받아 마땅하다.
2018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