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tych - Dichotomy (TheRedBox, 2021)
프랑스 기타/키보드 연주자 Jeremy Tordjman과 드럼 Stef Roul의 듀오 프로젝트 Diptych의 앨범. 이번 녹음은 두 사람의 공동 협업으로 작년에 발표한 Nothing Lasts Forever (2020)의 후속 작업이면서 공식적으로 딥틱이라는 이름으로 발매한 첫 작업이기도 하다. 한 쌍을 이루는 두 개의 평판이나 두폭화를 의미하는 딥틱은 이들 듀오의 음악적 특징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프리 임프로바이징을 바탕에 둔 협연이지만 이들이 연출하는 분위기는 다분히 이미지너리 한 탓에 딥틱이라는 회화적 표현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제레미는 기타와 건반 등의 연주 악기 외에도 프로그래밍이나 디지털 음향 효과를 활용하고 있으며, 스티프 또한 리얼 드럼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퍼커션 이펙트를 이용한 연주를 들려준다. 기본적으로 임프로바이징을 위한 재즈의 공간 구성을 보이지만 이와 같은 다양한 사운드를 활용해 록, 앰비언트, 일렉트로닉, 현대 작곡 등의 장르 복합적 성격을 지닌 음악을 만들어낸다. 공간적 이미지의 묘사를 우위에 두고 있는 탓에 다분히 추상적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개별 곡의 테마가 지닌 의미를 확정하기 위한 묘사적 성격도 강하게 내포한다. 팁틱은 전통적인 재즈의 듀오 구성은 물론 전자 음악의 레이어링과 유사한 배 열적 특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독특한 진행을 선보인다. 이들은 다양한 요소적 사운드를 활용하면서 그 공간을 채색하는데, 그 방식은 상당히 유연하면서도 창의적인 치밀함으로 가득해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폴리포닉의 배음을 배제한 스트레이트 한 사운드를 주로 활용하고 있어, 추상적 묘사의 긴장된 공간을 차분하고 신중한 분위기로 만들고 있으며, 이러한 이중적 형상화는 딥틱만의 고유한 독창성을 구성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논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이분법'과는 다른 접근이지만 정서의 '양분'을 적절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앨범의 타이틀은 절묘하다.
2021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