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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rian Hartz’ Flo & Fauna - Try Harder (QFTF, 2022)

komeda 2022. 3. 28. 23:20

독일 베이스 연주자 Florian Hartz가 이끄는 트리오 Flo & Fauna의 앨범. 플로리안은 일렉트릭 베이스를 전공하면서 재즈와 대중 음악을 공부한 것으로 전해지며, 이후 여러 분야에서 작곡 및 음악 감독 활동도 함께 병행한다고 한다. 비교적 최근에 결성된 F&F 트리오는 키보드 Valentin Seidl와 드럼 Jakob Dinnebier과 함께 팀을 이루고 있으며, 라이브 앨범 Wald (2021)를 통해 세상에 처음 존재를 알리게 된다. 사실 당시까지만 해도 현재의 여러 트리오와 비교해 F&F만의 특장점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았고, 라이브라는 특성을 생각하더라도 오디너리 하면서도 단정하다는 인상 외에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반면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이번 작업에서는 F&F가 지닌 매력의 일면과 더불어 트리오가 지닌 나름의 확장적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확실히 이번 앨범에서는 지난 라이브에서 보여준 전통적인 스텐스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마치 2000년대 이후 여러 트리오의 혁신적인 계보와의 연관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라 무척 흥미롭다. F&F는 새로운 혁신적인 언어를 제안하는 대신 자신들의 사운드를 통해 그 표현을 내밀화하는 전략을 보여주는데, 키보드와 피아노의 사운드를 세밀하게 튜닝하여 각 곡의 성격에 맞는 고유한 특징을 부여하는 한편, 이를 통해 트리오의 다면적 성격을 마음껏 발산한다. 베이스 워킹을 전면에 부각하는 퓨전 그루브는 물론, 퍼지 한 키보드를 활용해 레트로 한 고전적인 감성을 연출하는 등 사운드 그 자체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신경을 쓴 흔적이 영력하다. 이들의 가장 큰 미덕은 이와 같은 여러 경향적 특징을 지닌 사운드를 다양하게 활용하면서도 결코 과한 표현을 구사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이는 마치 전통적인 트리오의 규범에 충실하려는 듯한 모습처럼 보이면서도, 때로는 이질적인 서로의 간극을 확장해 그 안에서 자신들의 연주를 펼치려는 모험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다양한 사운드의 실험을 통한 확장적 표현의 실험은 트리오의 영역에서만 머물지 않고, 피아노, 비브라폰 등 게스트 뮤지션의 피처링을 통해 새로운 공간적 지향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마지막 트랙 “67 Euro”와 같은 곡에서는 브라스 세션과 기타를 더한 확대된 라인-업을 선보이며, 지금까지의 흐름과는 다른 또 다른 색다름을 펼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다양함 속에서도 자신만의 차분함을 유지한다는 점은 흥미롭고,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안정적인 균형감 또한 인상적이다.

 

2022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