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uthier Toux Trio - The Colours You See (Naim, 2018)
프랑스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고티에 투의 트리오 신보. 2013년 스위스에서 Maxence Sibille (ds), Kenneth Dahl Knudsen (b) 등과 결성된 트리오는 지금까지 독특한 자신들만의 언어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앨범은 More than Ever (2015)와 Unexpected Things (2016)에 이은 세 번째 작업으로 트리오 녹음과 함께 작년부터 Erwan Valazza (g), Zacharie Ksyk (tp), Christophe Panzani (ts) 등 투어 활동을 함께 진행 중인 섹스텟 포맷의 연주도 네 곡 수록되어 있다. GTT의 가장 큰 특징은 주변 장르의 문법을 수용하는 이들만의 독특한 방식에 있다. 실제로 트리오의 세 구성원은 GTT 외에도 일렉트로닉, 록, 힙합 등의 분야에서 개별 활동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부분의 경우 재즈와 인접한 주변 장르와의 접점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GTT는 그 표현을 재즈의 언어로 내면화하여 정통적인 스텐스의 입지를 강화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때문에 GTT의 연주에서는 주변 장르의 요소적 특징들이 적극적인 방식으로 드러나면서 정통적인 형식에 교란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또한 이들은 유러피언 특유의 자율적 공간 구성과는 조금은 다른 진행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공간의 자율성이라는 기본 개념은 존재하지만 상호 간의 관계를 끊임없이 견인하며 지속적인 텐션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의 연주는 어느 한순간 폭발적인 에너지의 분출이 이루어지거나 급격한 냉각으로 여백을 형성하는 식의 다이내믹은 자주 관찰되지는 않는다. 대신 꾸준한 볼륨감을 이어가는 모티브의 연속성이 두드러지고 있어 그 과정 자체가 독특한 긴장을 경험하게 한다. 이러한 특징은 섹스텟으로 연주한 네 트랙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된다. 트리오의 공간감이 고스란히 섹스텟으로 옮겨진 듯한 느낌이다. 다만 다양한 형식의 프레이즈가 조합을 이루며 보다 풍부한 표현의 계기들이 섬세하게 활용되고 있어, 그 표현과 공간 활용의 디테일에서는 트리오와 확실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비록 색맹일지라도 고티에는 음악을 통해 자신의 색을 분명하게 밝힌 셈이다.
2018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