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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án Cenizo - Otro Color (Isla Desierta, 2022)

komeda 2022. 5. 7. 21:00

아르헨티나 기타리스트 Germán Cenizo의 앨범. 1985년생인 게르만은 부에노스아이레스 현재에서 로컬 뮤지션들과의 연주는 물론 음악 교육 활동도 병행하는 뮤지션으로 전해진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색소폰과 트럼펫 등의 관악기를 포함한 쿼텟 혹은 퀸텟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 활동 공간을 마련했으며 그 첫 성과는 La Quietud (2016)로 기록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이번 이번이 게르만의 두 번째 작업으로, 관악이 포함된 퀸텟 포맷으로 미묘한 다면성을 재즈의 규범적인 언어로 통합하려고 했던 전작과는 조금 다르게, 쿼텟으로 진행된 이번 녹음에서는 조금 더 농밀하고 정제된 듯한 표현을 들려주고 있다. 물론 과징이나 과장을 허용하지 않는 차분하면서도, 모든 에너지를 안으로 응축하는 듯한 독특한 매력은 이번 앨범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번 녹음에는 트럼펫 David Fernández, 베이스 Federico Avaca, 드럼 Matías Solari가 참여하고 있으며, 수록곡은 게르만의 오리지널로 이루어져 있다. 관악기와의 오랜 협연을 통해 축적된 경험이 바탕을 이루기라도 한 듯, 앨범에서는 기타와 트럼펫이 지닌 사운드의 특징을 어떻게 활용하고 조화를 이룰지에 대한 훌륭한 예를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기타는 긴 테일을 지닌 리버브를 지녔고, 트럼펫은 비교적 명료한 발성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 둘이 결합해 연출하는 볼드 한 이미지는 낯설면서도 신선한 무게감을 보여주고 있다. 서로 다른 톤 사운드와 공간적 이미지를 지닌 이 둘은 철저하게 대위적인 연관 속에서 하모니와 라인을 완성하며 대칭적인 긴장을 연출하면서도, 이와 같은 상호 연관을 철저하게 염두에 두기라도 한 듯, 일정한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절제된 프레이즈를 이어가고 있다. 진행 또한 극적인 빌드-업을 통해 감정을 고양하기보다는 균일한 톤으로 꾸준히 텐션을 응축하며 지속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농밀한 밀도와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미묘하게 향락적인 느낌으로 조화를 이루는 하모니에. 베이스 워크와 드럼 패턴은 효과적인 개입을 이루고 있어 쿼텟의 독특한 색감을 완성한다. 전체적으로 작곡의 의지가 반영된, 상당히 긴말한 조율을 통해 완성된 듯한 하모니지만, 각자의 프레이즈는 안정된 톤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조금은 관조적인 듯한 느낌으로 전해지고 있고, 어쩌면 이는 앨범에서 연출하고자 하는, ‘다른 색감’을 이용한 방식의 인터랙트브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분히 오소독스 한 형식적 구성과 진행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신선한 느낌을 전해주는 것이 사운드의 조합을 통해 완성한 독특한 분위기 덕분이 아닐까 싶으며, 이를 온전하게 조율한 게르만의 균형감 있는 심미안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서정적 감성을 잃지 않는 매력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인 앨범이다.

 

2022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