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bye Ivan - Rêverie (Les Disques Du 7Ème Ciel, 2019)
벨기에에서 활동 중인 프랑스 출신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Arnaud Ivan Sponar의 프로젝트 굿바이 이반의 신보. 다소 불명확했던 초기 GI의 음악과 달리 최근에 발매된 일련의 작업은 아르노의 음악적 정체성을 보다 명료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기존에 펼쳤던 다양한 장르적 실험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가 탐험했던 여러 음악의 경계에서 자신만의 균형점을 찾았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러프하게 표현하면 일렉트로닉, 앰비언트, 포스트-록 등의 다양한 요소들이 모던 클래시컬이라는 핵심적 특성을 기준점으로 합의를 이루며 균형적 대칭을 이룬다. 덕분에 이번 앨범은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고 나름의 균일한 텍스처를 구성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작업이 긴장의 요소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의도적으로 균열을 표출하는가 하면 무게 중심의 이동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이번 앨범에서의 균형은 봉합이 아니라 과정 그 자체라는 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이것이 이번 작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안정된 형상을 유지하기 위한 그 안의 무수한 움직임을 고스란히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더 큰 음악적 상상력의 가능성을 개방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앨범은 Rêverie Discomposed (2019)라는 별도의 리믹스 및 재구성 작업으로 이어지는데, 다양한 뮤지션들이 재해석한 아르노의 곡들은 자신의 구성한 장르적 경계를 넘어 너 넓은 확장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앨범의 고유한 완성도를 훼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피아노 라인을 바탕으로 은유적 상상력을 더해 풀어낸 시네마틱 한 분위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상적이다. 마치 시간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풍경을 대하는 듯하다.
2019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