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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ham Costello's STRATA - Second Lives (Gearbox, 2021)

komeda 2021. 5. 8. 21:23

영국 드러머 Graham Costello와 그의 밴드 STRATA의 두 번째 앨범. 2016년에 결성된 밴드는 그레이엄의 개인적인 음악 취향을 총괄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대학에서 재즈를 전공했고 이후 뮤지션으로 포스트-록이나 일렉트로닉 신에서 협연하는 등의 활동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밴드 결성 이후 소소한 구성원의 변화는 있었지만 이번 녹음에는 색소폰 Harry Weir, 트롬본 Liam Shortall, 피아노 Fergus McCreadie, 기타 Joe Williamson, 베이스 Mark Hendry 등이 참여하고 있다. 미니 앨범 Strata (2016) 이후 첫 정규 리코딩인 Obelisk (2019)에 이은 이번이 이번 작업 역시 자신들의 기본 스타일을 지속하고 있다. 재즈의 공간 구성에 임프로바이징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여기에 노이즈 록과 사이키델릭 한 표현을 융합해 밴드만의 유니크한 표현을 완성한다. 이들의 음악에는 정형화된 패턴이나 양식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 중 하나다. 미니멀한 테마 라인을 반복하며 빌드-업하는가 하면, 비트 구성의 양식에 따라 임프로바이징의 공간을 확장하거나 축소하는 등 매번 다른 양식의 곡을 선보이고 있다. 드러머가 리더라고 해서 모든 곡이 리듬이나 비트의 우위에 기반을 두고 진행되는 것도 아닌 것이, 일부는 아예 피아노 솔로로 녹음되는가 하면 브라스의 하모니에 의해 음악의 배열이 결정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레이엄은 현재 밴드의 구성으로 표현 가능한 다양한 방식을 개방해 두고 있는 셈인데, 결과적으로 이는 유기성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집단적 합을 유도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물론 이를 통해 도달한 음악적 성취는 놀랍고 신선할 따름이다. 몇 가지 장르적 요소들이 결합한 음악임에도 집단적 단일함이 응축된 밴드만의 유니크한 스타일을 완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운드 자체는 다분히 거칠고 분방하며, 개별 혹은 집단적 임프로바이징의 공간에서 보이는 테도 또한 전투적이지만, 그 모든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모이는 응집력에서 멤버 각자의 헌신이 느껴질 만큼 무척 매혹적이다. 최고라는 단어는 이런 앨범에 쓰는 것이다.

 

2021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