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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e Leeming - Resynthesis (Sekito, 2022)

komeda 2022. 6. 11. 21:20

영국 재즈 기타리스트 Jamie Leeming의 앨범. 제이미는 Sekito 레이블의 대표인 Alfa Mist를 비롯해 많은 유명 뮤지션의 세션 및 투어 멤버로 활약하며 현재 영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젊은 재즈 기타리스트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의 독특한 스타일과 음악적 다면성은 미니 앨범 Heartsong (2015)를 통해 이미 검증되었으며 피아니스트 Maria Chiara Argirò와 함께 녹음한 Flow (2020)에서도 제이미의 독창적인 음악적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제이미의 공식적인 첫 솔로 풀타임-리코딩인 이번 작업 역시 주변과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적 표현을 현실화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기타-베이스-드럼 등으로 완성된 고전적인 재즈 트리오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각각의 곡에 따라 다른 연주자들의 조합을 보여주고 있다. 각기 다른 사운드의 조합은 물론 유형적인 특징의 차이를 보여주면서도 이를 제이미 자신의 스타일로 여유롭게 통합하고 있으며, 그 방식 또한 유연하여 각각의 트랙에 따른 차이 또한 비교적 명료하게 부각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트랙에서는 색소폰 Nathaniel Facey과 Quinn Oulton을 비롯해 보컬 Laura Groves 등이 참여시켜 다양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9명에 달하는 뮤지션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앨범이기에 각 곡이 지닌 개별적 특징이 선명하게 부각되면서도, 전체적인 분위기나 톤에 있어서는 연관된 균일한 흐름을 지속하는 것은 흥미롭다. 각각의 뮤지션들과 오랜 기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정기적인 작업을 지속했던 탓도 있겠지만, 다양한 연관 속에서도 각기 다른 사운드의 층위를 연출하면서도 곡의 진행에서는 작곡의 의도가 반영된 테마의 영속성을 밀도 있게 응집하는 과정을 비교적 치밀하게 구성하고 있다. 구조화된 구성 속에서 기타는 다양한 톤과 사운드를 통해 진행에서의 디테일을 세분화하고, 베이스와 드럼은 마치 순간의 모티브를 구체적으로 완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기타는 이펙터를 통해 굴절된 다양한 톤과 사운드를 활용하고 있지만, 핵심만을 남겨둔 듯한 간결하고 명료한 프레이즈를 통해 재현되고 있고, 각 공간의 위상에 따라 서로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데, 복잡하다는 느낌보다는 개별 곡이나 진행 과정에서의 디테일에 적합한 대응이라는 인상이 더 강하다. 일부 곡에서는 비교적 전통적인 트리오의 진행 형식을 유지한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이를 폭넓은 스테레오 이미지 상에서 입체적으로 구현하고 있어, 실제 그 표출에서는 무척 세련되었고 감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쿼텟으로 녹음한 트랙에서도 눈에 띄는데, 색소폰이 위치한 자리보다 더 넓은 공간을 점유하며 메인 라인을 감싸는 듯한 모습으로 기타의 이미지를 완성하는 방식이나, 보컬을 여러 채널로 녹음해 대칭적인 여러 위상을 활용하는 모습 등은 확실히 감각적이면서도 세련되었다. 과거의 기억을 음악으로 재조합했다는 제이미의 제작 의도에 알맞은 공간적 이미지는 물론 그 안에 담긴 서정적인 예리함도 인상적인 앨범이다.

 

2022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