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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Wadley - I Carry You With Me (Sony, 2021)

komeda 2021. 7. 1. 21:06

미국 작곡가 Jay Wadley의 OST 앨범. 크고 작은 여러 시상식에서 제이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과 더불어 최근 공개 예정인 여러 작품에서도 그가 스코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을 보면 관련 업계에서 확실히 대세 중 한 명임은 분명한 듯하다. 이번 앨범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I Carry You With Me (2020)을 위한 음악을 담고 있다. 영화는 최근에서야 북미에서 개봉되었고 멕시코 계 미국 이민, 불법체류, 동성애 등 우리나라 관객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소재도 아니기 때문에 국내에서 관람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공식 트레일러만 본 상황에서 사회적 문제를 다룬 드라마 성격을 지닐 것으로 생각하고, 그에 걸맞은 유형의 음악이 수록되지 않았을까 예상을 했는데, 의외로 장르적으로 이질적인 느낌의 곡들이 상당수를 이루고 있어 뜻밖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물론 공식 예고편에서 들려준 일반적인 드라마 스타일의 감미롭고 애잔한 음악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오히려 서스펜스나 미스터리 장르의 심리물에 어울릴법한 곡의 구성과 사운드의 활용을 들려준다. 때문에 이와 같은 곡들이 극 중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많은 호기심을 추측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다만 지금까지 제이의 음악들은 영화의 장르와 무관하게 상황과 묘사에 어울리는 적합성을 특징으로 한다는 점을 생각해봤을 때, 이번 작업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이나 감정과 관련된 전달에 중점을 두지 않았나 짐작할 뿐이다. 때문에 이번 앨범만을 들어봐도 영화 속 주인공들이 얼마나 많은 어려움과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되는지를 짐작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각 곡의 제목만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이야기의 전개는 물론 그 결말까지 자연스럽게 추측하게 된다. 오케스트레이션을 비롯해 소규모 편곡에 이르는 다양한 편성의 연주를 들려주지만 곡들의 구성은 크게 복잡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운드 또한 일련의 콘텍스트를 상징하는 듯한 일관된 느낌을 들려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복합적인 정서적 분위기를 담아내는 듯한 사운드와 효과의 조합은 다양하고 폭넓은 음색으로 표현되고 있어 영화와 무관하게 앨범을 듣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그리 관심이 없는 장르임에도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앨범이다.

 

202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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