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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Wadley - Swan Song (Lakeshore, 2021)

komeda 2021. 12. 20. 17:55

Apple TV+를 통해 공개된 Benjamin Cleary 감독의 장편 Swan Song (2021) OST. 근미래의 어느 날, 시한부 말기암 판정을 받은 주인공은 주치의로부터 자신을 대신할 복제 인간 제의를 받게 되고, 가족을 슬픔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설정의 영화다. 인간 복제와 기억 이전 등과 같이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윤리적인 문제로 부각할 수 있는 쟁점에 대해 영화는 이를 직접 다루는 대신 한 개인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정들에 주목하고 있고, 이것이 우리 삶에 있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기억과 성격까지 고스란히 복제된 자신을 대면하는 혼란스러움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삶의 마지막 고민을 나름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무인 자율주행 차량, 웨어러블 디바이스, 디스플레이 및 통신 장치 등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미래 기술들이 눈길을 끌었는데, 이는 마치 조만간 애플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음악을 담당한 Jay Wadley는 미국 작곡가로 영화 음악 분야에서 나름의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최근 OTT 서비스의 활성화로 높은 주가를 올리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작업하면서도 그에 어울리는 가장 적합한 음악적 표현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무척 인상적인 작곡가이며, 이는 영화의 개별 상황에 어울리는 멜로디뿐만 아니라 영화 전체의 내러티브를 관철하는 정서를 요약한 듯한 사운드 큐레이팅에서도 남다른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영화의 경우 기억과 사랑이라는 핵심적인 모티브와 자기 복제에 따른 혼란과 갈등 등을 상징하는 사운드를 선택하고 이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정서와 분위기에 대응하는 영화 음악 고유의 치밀함을 보여준다. 피아노, 현악기, 일렉트로닉 각각에 고유한 상징과 역할을 할당해 이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복잡 미묘한 정서적 반응을 고스란히 음악으로 재현하고 있다. 주인공 아내의 생일에 피아노를 선물한 장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중한 사랑의 기억을 담은 순간은 오직 하나의 악기로만 구성되어 있고, 혼란과 갈등의 상황에 도달할수록 일렉트로닉과 현악의 불협은 극대화되기도 한다. 특히 자신의 클론과 기억을 교차 검증하는 장면에서 주인공이 어떤 심경이었는지는 영화보다 오히려 음악 “Memory Crosscheck”에서 더 잘 드러나기도 한다. 음악은 영화의 흐름에 따라 배열되어 있지만, 주인공 아내가 극 중에서 부른 “Sometimes It Snows In April (feat. Ray Angry)”로 앨범 마지막을 마무리한 것은 OST에서 느낄 수 있는 다른 감동일 것이다.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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