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hua Redman - Still Dreaming (Nonesuch, 2018)
미국의 색소폰 연주자 조슈아 레드맨의 신보. Nonesuch로 이적한 이후 주로 트리오 포맷의 연주와 협업을 통한 새로운 표현에 음악적 기여를 해왔다면, 이번 앨범은 Ron Miles (cornet), Scott Colley (b), Brian Blade (ds)라는 고전적 형식을 취하고 있다. 2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이들의 연주 영상이 공개되곤 했는데, 드디어 앨범으로 정식 발매가 이루어진 셈이다. 조슈아가 데뷔 당시 누구의 아들이라는 수식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면, 한참의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을 보고 그의 아버지 Dewey Redman가 참여했던 Old and New Dreams를 연상하게 된다. 물론 의도한 우연이겠지만 이번 조슈아 앨범의 라인업은 과거 듀이의 밴드에 참여했던 Don Cherry, Charlie Haden, Ed Blackwell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마일즈는 체리의 영향 아래에서 연주 활동을 진행했고, 콜리는 헤이든의 제자이기도 하다. 또한 이번 앨범은 OAND의 주요 레퍼토리를 이루었던 오넷 콜맨과 헤이든의 원곡도 한 곡씩 연주하고 있어 아버지와의 연관성을 밝히고 있으며, 음악적인 내용에서도 조슈아는 아버지에 대한 오마주를 반영하고 있다. 듀이 밴드는 임프로바이징의 자율 공간 속에서 진행되는 음악적 창의를 개방하고, 이 과정에서 미국에 토착한 아프로-아메리칸 전통의 근원을 명확히 하는 태도를 동시에 드러내기도 했다. 조슈아는 이와 같은 선대의 음악적 성과를 단순히 재현하거나, 아버지의 음악적 언어로 자신의 발언을 이어가지 않는다. 조슈아와 콜리는 여섯 개의 새로운 오리지널을 통해 OAND의 연주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을 법한 리드와 호른 사이에 진행되는 다양한 양식의 프레이즈를 활용하고, 기존의 치열한 표현 속에 내재된 미학적 동기를 복원해 자신들의 언어로 재구성한다. 때문에 과거와의 연관성은 분명하지만 이번 앨범에서 조슈아와 동료들이 담아낸 연주에는 단절의 계기도 동시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분명한 것은 이번 작업이 선대의 유산을 대하는 이들의 확고한 입장에 근거한 것이고, 이는 현재적 유효성을 확인하는 가장 진지한 방법이라는 점이다.
2018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