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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si Fredriksson Trio - Archipelago Sea Tales (Flame Jazz, 2021)

komeda 2021. 7. 13. 23:28

핀란드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Jussi Fredriksson의 트리오 앨범. 10대 청소년 시절부터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는 주시는 현재 핀란드 재즈 신의 주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핀란드의 재즈 프로젝트와 관련한 다양한 행정적 헌신 외에도 여러 페스티벌의 기획 및 감독으로도 깊은 관여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왕성한 그의 활동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주시는 여러 뮤지션들과의 협연은 물론 여러 그룹을 통해 연주자로서의 기량을 선보이기도 하는데, 그의 연주는 재즈 내의 어느 특정 장르적 경향성에 머무르지 않는 폭넓은 표현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2014년 처음 결성된 주시의 트리오는 비교적 명료한 정통적 스텐스를 바탕으로 감각적인 라인들을 선보였는데, 이와 같은 스타일은 데뷔작인 ? (2014)는 물론 전작인 ! (2018)에서도 비교적 선명하게 유지되었다. 세 번째 트리오 앨범에 해당하는 이번 녹음에서는 베이스 Jori Huhtala와 드럼 Mika Kallio가 참여하고 있어 이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선보이지만, 음악적인 스타일에서는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을 선보이는 듯하여 흥미롭다. 감염병 사태로 인해 핀란드 해변 군도에 머물면서 새로운 오리지널을 구상했는데, 이는 앨범의 타이틀은 물론 개별 곡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작에서는 진행 그 자체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앨범의 경우 다분히 이미지너리 한 묘사와 트리오의 공간적 특징을 활용한 내밀한 표현에 방점을 둔 듯한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흔히들 말하는 북유럽 스타일에 보다 근접한 인상을 주면서도 기존의 전통적인 스텐스를 내포하는 다분히 절충적인 느낌도 들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에서 묘한 음악적 텐션을 경험하게 해주는 측면도 존재한다. 일부 곡에서는 라인을 추상하고 빈 공간에 멤버 간의 구성적 합을 이용한 묘사적 표현을 보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기존의 전통적인 입장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한 편에서는 이것이 스타일의 변화라기보다는 새로운 정서적 반영이라는 생각도 가능한데, 다분히 낭만적이면서도 때로는 풍부한 색감을 더한 표현들은 그의 트리오에서 이색적인 경험임은 분명하다.

 

2021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