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

Karl Strømme - Song Dust (NXN, 2022)

komeda 2022. 2. 6. 22:36

노르웨이 트럼펫 연주자 Karl Strømme의 앨범. 카를은 개인 활동보다는 그룹과 세션 활동을 통해 주요 경력을 축적해왔으며, 비교적 최근에서야 Dynalyd (2018)를 통해 리더 데뷔를 하게 된다. 퀸텟으로 녹음된 해당 앨범은 정통적인 포스트-밥의 스텐스에서 북유럽적인 감성을 녹여낸 감성 충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의 이전 활동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오버 더빙이나 더블링, 신서사이저 등을 활용해 실험적인 테마를 확장하며 공간에 사운드를 채워가는 카를만의 독특한 접근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을지도 모른다. 데뷔 작에서는 비교적 정통적인 접근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그 안에는 그동안 지속했던 다양한 실험적 요소들을 담아냄으로써 기존의 관행은 물론 북유럽적인 관습과는 다른 자신만의 차별점을 나름의 방식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이번 앨범은 전작에서 보여준 자신의 음악적 접근을 트리오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보다 더 밀도감 있게 구성했다는 느낌을 준다. 베이스 Gard Kronborg와 전작에도 참여했던 기타 Pål-Andre Ferner로 이루어진, 드럼이 빠진 독특한 트리오 구성을 통해 카를은 다양한 음악적 표현을 선보이게 된다. 드럼을 제외함으로써 오히려 멜로디는 물론 사운드의 공간적 구성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위해 트럼펫은 물론 신서사이저를 이용한 사운드스케이프 및 노트와 코드의 활용에도 능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재즈 앙상블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모든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기준에서도 흠잡을 틈 없는 온전한 균형과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트럼펫과 기타의 유니즌 프레이즈는 마치 더블링으로 공간적 입체감을 연출하는 듯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효과나 트릭을 배제한 고전적인 사운드 어쿠스틱을 통해 완성되고 있으며, 적당한 거리에서 관조적인 시선으로 서로를 향하는 듯한 상호 작용은 다분히 냉철하면서도 견고한 인상을 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이는 마치 북미의 쿨 재즈가 북유럽적인 정서와 스타일로 재구성된 듯한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잔잔한 긴장이 가득한 밀도 있는 공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완성되는 시적 서정과 미적 형상이 매력적인 앨범이다.

 

202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