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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ura Masotto - WE (7K!, 2021)

komeda 2021. 6. 15. 19:35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 Laura Masotto의 앨범. 이번 작업은 Fireflies (2019) 이후 로라가 선보이는 두 번째 풀타임 리코딩이다. 전작에서는 실내악적인 내밀함을 극대화한 인상적인 작업을 선보였다면, 이번 녹음에서는 보다 확장된 무대에서 펼치는 음악적 표현을 담고 있으며 Roger Goula, Hior Chronik, AT?MI 등 현대 작곡 및 전자 음악가들과의 협연도 일부 포함하고 있다. 전작에 비해 이번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렉트로닉과 오케스트레이션을 활용한 외연의 확장에 있다. 전작 이후 그녀가 독립적으로 발표한 싱글에서 일렉트로닉을 이용한 작업을 선보인 적이 있어 이번 앨범에서의 확대된 표현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일렉트로닉의 배음과 효과를 활용해 공간의 이미지를 구체화하고 조금은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특히 오케스트레이션과 만나 공간적 확장과 더불어 드라마틱 한 묘사를 표출하게 된다. 전반적으로는 표현의 확장을 위한 시도로도 느껴지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다분히 대중적인 감성을 수용하려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로라의 원곡이나 테마가 지닌 비장한 분위기에 비해 조금은 화려하게 부연된 다양한 사운드와 효과로 인해 연주는 다소 상반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음향 공간의 확장이 이루어진 것에 비해 전체적으로 라이트 해진 듯한 인상을 주고 있어 마치 80년대 유행하던 경음악이나 팝 오케스트라가 연상되기도 한다. 또한 오버 레이어링 된 바이올린 솔로 여러 라인들에 리버브까지 덧입혀져 조금은 혼란스러운 느낌을 주는 대목도 있지만, 그냥 편안한 감상용 시스템에서 듣는다면 큰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인다. 한 장의 사진 속에 풍경, 인물, 상황, 설정 등 많은 정보를 담으려다 뭔가 어색해진 듯한 느낌도 들지만, 그녀가 이번 작업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음악적 메시지를 생각해본다면, 혼란스러운 지난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일상의 순환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희망의 단어들을 떠올린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일 것이다.

 

2021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