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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y Liyou - Practice (Full Spectrum, 2021)

komeda 2021. 2. 1. 21:24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뮤지션 루시 리유의 앨범. 그녀의 음악이 장르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녀의 음악이 사적 영역에 해당하는 개인사와 관련된 부분이 많고, 이와 같은 내면의 이야기를 드러내는 방식에 있어 어느 특정한 장르적 포지셔닝은 오히려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앨범 또한 루시의 개인 경험을 바탕에 두고 있다. 병든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귀국한 어머니가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 중일 때 미국에 있는 집에서 녹음한 것으로 전해진다. 평소 루시가 어머니와 관련된 이야기를 자주 했던 것을 기억한다면, 세 개의 서로 다른 공간에서 가족의 유대를 사고해야 했던 심정이 이 앨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신의 내레이션은 물론 여러 상황에서 채집한 현실의 소리가 피아노와 전자악기의 사운드와 결합해 감정 이면에 감춰진 본심을 드러내는 듯하다. 직설적인 말들이 양 스피커의 중앙에서 울리지만, 그 주변에는 상황과 감정을 구체화하는 다양한 사운드와 이팩트가 스테레오를 구성하며 언어 이면의 심리에 접근한다. 그러면서도 앨범은 8개로 쪼개진 단편들이 하나의 내러티브를 지닌 옴니버스로 완성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익숙하지 않은 음악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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