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nús Jóhann & Skúli Sverrisson - Án Tillits (Sony, 2021)
아이슬란드 피아니스트 Magnús Jóhann와 베이스/기타 연주자 Skúli Sverrisson의 듀엣 앨범. 마그누스는 피아노와 키보드는 물론 작곡에서도 재능을 발휘하며 수많은 세션 작업은 물론 프로듀서로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뮤지션이다. 최근에는 Without Listening (2020)에서 일렉트로어쿠스틱의 사운드를 통해 재즈의 음악적 언어를 창조적인 앰비언스의 공간 속에 녹여낸 숨 막히는 표현을 선보이며 자신의 음악적 색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인 아이슬란드 출신의 스쿨리는 1990년대 초부터 재즈를 비롯해 일렉트로닉, 록, 월드 등의 다양한 장르적 표현을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으로 많은 뮤지션들과의 공동 작업을 진행하며 독특한 음악적 세계관을 펼치기도 했는데, Bára Gísladóttir와의 듀엣 Caeli (2021)에서 일렉트로닉의 공간 활용 속에서 전자 및 어쿠스틱 등 두 대의 베이스를 이용한 대비가 대표적인 최근의 예이다. 때문에 이번 마그누스와 스쿨리의 듀엣에서도 어느 정도는 일렉트로어쿠스틱 계열의 사운드를 활용한 실험적인 작품을 경험할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연주 악기 중심의 담백한 공간 구성을 보여주고 있어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받게 된다. 작곡을 중심으로 하는 음악적 플로우를 보여주는 이들의 연주는 재즈적인 임프로바이징이나 솔로의 계기보다는 서로의 공간적 합을 맞추며 구성되는 하모니에 초점을 맞춘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작곡의 의도가 선명하게 부각되는 엄밀한 실내악적 앙상블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유사한 음역대를 공유하는 대신 다른 톤과 질감만으로 서로의 사운드에 대해 대위와 대조를 구성하는 일체감으로 드러나고 있어 다분히 내밀한 음악적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물론 그 과정에도 즉흥적 모티브를 활용한 라인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자율적이라는 느낌보다는 상대의 호흡에 밀착해 서로를 견인하는 듯한 긴밀함을 보여주고 있어, 마치 인터랙티브 한 연주의 극한을 모색하는 분위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만큼 이들의 음악적 에너지는 외부로 발산되기보다 내부로 고스란히 향하며 솔리드 한 응집을 이루는 형상이라, 차분하면서도 밀도 있는 표현 이면에 축적되는 긴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매력이 있다. 다른 음악적 표현을 활용한 듀엣의 공간 활용은 어떤 모습일지, 이후의 작업에도 호기심을 자극하게 되는 앨범이다.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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