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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sur - Minotaurus (Denovali, 2021)

komeda 2021. 6. 25. 18:28

네덜란드 멀티 인스트루먼트 뮤지션 Jason Köhnen의 새로운 프로젝트 그룹 Mansur의 앨범. 제이슨의 이름을 들으면 The Kilimanjaro Darkjazz Ensemble 시절의 실험적이고 몽환적인 사운드를 떠올리게 된다. TKDE의 활동은 이제 중단된 것으로 보여 무척 아쉽지만, 작년 이맘때 즈음 만수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 그 빈자리를 대신할 만한 설렘을 갖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음악적인 특징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중동 현악기 우드를 연주하는 Dimitry El Demerdashi와 보컬/보이스 Martina Horváth라는 기본 트리오 구성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제이슨이 한때 심취했던 중동음악에 기존의 실험적인 재즈 스타일과 일렉트로닉 연주를 결합한 독특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앨범의 경우 새롭게 선보이는 만수르의 곡들을 즉흥적인 특색을 강조한 라이브 형식으로 녹음을 진행하고 있어 전작들인 Temple (2020)이나 Karma (2020)와는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앨범들에서 보여준 풍요로운 사운드 대신 내적 긴장을 축적하며 밀도를 높여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음악적인 콘텐츠에서는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우드와 보이스의 임프로바이징의 계기를 개방하는 방식에서는 마치 프리 재즈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배경을 이루는 일렉트로닉의 사운드 스케이프와 그 배음의 효과들은 다분히 실험적인 앰비언스를 연출하고 있다. 특히 우드가 라인의 주요한 모티브를 이어가고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표출하는데, 신화적이면서도 주술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마르티나의 보이스와 신비한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제이슨의 다양한 사운드들이 서로 중첩되면서 그 분위기는 마치 초현실적인 느낌을 강하게 풍기게 된다. 사운드와 사운드 사이에 강한 밀도감을 연출하다 보니 연주 그 자체보다는 전체적인 이미지와 윤곽이 강조되는 점이 살짝 아쉬웠지만, 의도된 효과로 볼 여지도 있다 보니 충분히 받아들여질 만하다.

 

2021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