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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n Kälberer - InSightOut (Jazzhaus, 2021)

komeda 2021. 2. 27. 21:51

독일 재즈 피아니스트 Martin Kälberer의 앨범. 최근 발매된 앨범들을 듣다 보면 오늘 우리의 일상을 짓밟고 있는 보건 위기가 뮤지션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보게 된다. 앨범 발매와 함께 동봉되는 라이너 노트에는 늘 펜데믹에 따른 봉쇄조치로 음악가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고, 또 그 속에서 자신은 새로운 창작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밖에 없었는가에 관해 이야기한다. 마틴 또한 35년 동안 1년에 120일을 지속하였던 공연을 3월 중에 중단해야 했고, 피아노 조율사조차 부르지 못하는 환경에서 바깥세상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음악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전한다. 그 악상들을 현실화한 것이 "Part I-VII"에 해당하는 곡들로, 평소 마틴이 선보였던 서정적 감성을 재현하고 있다. 여기에 미세한 전자음과 효과를 활용해 내러티브의 디테일을 완성하고 있는데, 이 또한 그가 종종 사용하던 표현의 일부이기도 하다. 앨범 후반에는 앙상블과의 협연을 담은 3개의 트랙이 실려 있는데, 이는 8월 생일에 맞춰 진행 예정이었던 공연 계획의 일부를 수정해 녹음에 반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틴의 감성이 반영된 편곡은 눈에 띄는 특이함보다는 일상적 평온을 강조한 듯한 안정적인 연주가 주를 이루고 있다. 기존의 생활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 속에서도 마틴은 기존의 일상성을 이번 앨범에서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위기 속에서도 건재함을 드러내고자 하는 음악인의 의지일 수도 있고, 다시 복원되어야 할 일상에 대한 갈망일 수도 있을 것이다.

 

2021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