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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na Bertoni - Music for Empty Flats (Karlrecords, 2021)

komeda 2021. 2. 18. 18:58

독일 첼리스트 겸 전자음악가 Martina Bertoni의 앨범. 첼로와 전자음악을 결합한 시도는 아카데미에서도 상을 받을 만큼 어느 정도의 대중적 관심이 있는 영역이기도 하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이와 같은 흐름은 몇몇 소수 뮤지션의 고군분투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지극히 마이너한 분야이기도 하다. 활동 기간은 짧지만, 마르티나 또한 이 대열에 함께 이름을 올릴만한 자격이 충분한 뮤지션임은 분명하다. 이번 앨범은 작년에 발매된 All The Ghosts Are Gone (2020)에 이은 두 번째 풀타임 리코딩으로 그녀의 음악적 세계관이 어떻게 확장되고 구체화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낸 마르티나의 사운드는 인간 내면의 감정을 자극하는 독특한 공간과 그 안의 다면적인 갈등을 표현하는 이질적인 이팩트 등으로 그녀만의 유니크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번 앨범은 아이슬란드 방문 중 혼자 경험한 겨울의 낯선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싸늘한 바람 속에서 혼자 간직해야 했던 비현실적인 고독을 구체적인 심리묘사를 이용해 표현한 듯한 생생함이 전달한다. 리버브를 이용한 공간 표현은 물론,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표현되는 감정은 마르티나의 뛰어난 음악적 테크니션의 능력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예민하면서도 강렬하고 섬세하면서도 힘이 있는 앨범이다.

 

2021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