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 Penman - Good Question (Sunnyside, 2018)
미국에서 활동 중인 뉴질랜드 출신 베이스 연주자 맷 펜먼의 신보. SFJAZZ Collective, James Farm, Root 70 등 펜먼이 몸담았던 그룹만 보더라도 베이시스트로서 그가 지닌 위상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펜먼이 사이드맨으로 지금까지 보여줬던 화려한 이력에 비해 자신의 이름으로 발매된 타이틀이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앨범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의 라인업을 보면 펜먼이 오늘날 미국 재즈 씬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이번 앨범은 Aaron Parks (p, org, vib)와 Oded Calvaire (ds)를 중심으로 하는 구성을 기본으로 Mark Turner (ts), Nir Felder (g), Will Vinson (ss), Rogerio Boccato (perc) 등이 개별 트랙에 참여해 트리오, 쿼텟, 퀸텟 등의 편성으로 녹음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마크 터너는 전체 아홉 곡 중 여섯 트랙에 참여하고 있어 사실상 이번 앨범의 본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런 점에서는 쿼텟 James Farm을 펜먼의 방식으로 새롭게 재구성했다는 느낌이 드는 대목도 존재한다. 펜먼 오랜 기간 공동 작업의 경험을 공유했던 뮤지션들에게 각자의 자율적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 끊임없는 '질문'을 제기하며 진행된다. 치열한 토론보다는 유쾌한 대화를 이어가는 듯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며 어쩌면 이 대목이 이번 앨범의 가장 큰 미덕이 아닐까 싶다. 특정한 패턴이나 스타일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공간을 여유 있게 개방하면서도, 과감함보다는 다양한 표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중립적인 스텐스를 연주자들은 보여주고 있다. 물론 리더인 펜먼의 의도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일 수 있겠지만, 복합적인 구성의 진행 형식이나 하모니의 구조조차 무척 편하게 들리도록 연출되고 있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한 포맷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펜먼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처럼 보일 만큼, 여러 뮤지션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접근은 또한 큰 즐거움을 제공한다. '좋은 질문'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2018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