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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Scott Dawson - Music for Listening (We Are Busy Bodies, 2022)

komeda 2022. 4. 14. 18:41

캐나다 뮤지션 겸 작곡가 Michael Scott Dawson의 솔로 앨범. 마이클은 과거 얼터너티브 계열의 인디 그룹 Library Voices의 멤버로 활약했고, 이후 밴드 활동이 휴지기에 들어선 2017년 이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음악적 세계관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이는 Jonathon Donald Neher와 진행했던 일련의 협업과 더불어, 그 이후 선보인 첫 솔로 앨범 Nowhere, Middle Of (2020)로 현실화하였는데, 연주 중심의 앰비언트 계열의 음악을 선보이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해당 앨범에서 선보인 음악적 아이디어는 Peace Flag Ensemble이라는 그룹을 통해 확장된 형식으로 전개되기도 하는데, Noteland (2021) 앨범에서 보여준 음악은 장르적인 결에서 조금은 다면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앰비언트적인 솔로 프로젝트의 음악적 콘셉트를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앨범은 마이클의 두 번째 솔로 앨범으로, 개인 작업이라는 한정적인 대상에서 놓고 보더라도 2020년의 작업과는 조금은 다른 표현 방식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게 느껴진다. 물론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 역시 디지털 특유의 펄스보다는 낡은 기타, 테이프, 아날로그 신서사이저, 생활 악기, 필드 리코딩 등을 조합한, 평온한 일상적 사운드의 믹스를 특징으로 한다. 다만 이번 앨범의 경우, 전작에서 우위를 점했던 신서사이저의 플로우가 뒤로 물러서는 대신, 기타와 테이프 루프의 사운드가 전면에 부각되고 상대적으로 필드 리코딩과 피아노의 비중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일상적 표현에 보다 접근한 것처럼 느껴지고 있고, 사운드 믹스의 특징을 더욱 부각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기타는 하나의 멜로디를 완성하는 연주 중심이라기보다는 마치 단편적인 스케치를 서로 중첩해 좌우의 분리된 패닝 공간에서 각기 다른 독립적인 라인이 무심하게 연결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그 자체로 완성되는 공간적 분위기가 곡의 특징을 완성하게 된다. 미니멀한 기타 사운드가 음악의 기본 골격을 이루지만, 곡에서 가장 눈부신 순간을 제공하는 것은 자연의 일부를 옮겨 온 듯한 필드 리코딩으로, 구성에서는 주변적 요소로 배치되고 있지만 미세한 손끝의 감각이 몸 전체의 근육을 무의식적으로 뒤척이게 하는 듯한 모습처럼 작용하고 있다. 새의 지저귐, 벌레의 울음, 풀과 잎이 스치는 소리, 사람의 발자국 등에는 자연스러운 일상적 소음까지 녹아 있어 그 자체로 고유한 텍스쳐를 이루기도 한다. 다양한 요소들의 배열은 의식 혹은 감정의 흐름을 반영한 듯한 플로우를 보여주는데, 이는 마치 즉흥적 모티브의 배열을 조직하여 하나의 음악적 흐름으로 완성한 것 같은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연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정은 정적이고 사색적인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마그네틱 믹스로 완성된 사운드가 전하는 편안함 또한 앨범이 추구하는 고유한 정서적 분위기와도 좋은 조합을 이룬다. 소리가 전달되는 듯한 풍경 사진을 보고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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