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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ha Blanos - City Jungle (InFiné, 2021)

komeda 2021. 5. 23. 21:07

루마니아 피아니스트 겸 전자음악가 Mischa Blanos의 앨범. 미샤가 전작 Indoors (2019)에 보여줬던 클래식과 일렉트로닉의 뛰어난 감각적 융합을 기억한다면, 이번 앨범에 대해서는 모든 기대감을 다 동원해도 될 듯하다.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 음악에 대한 훈련을 쌓았으며 젊은 나이에는 일렉트로닉에 몰입하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적 표현을 일찍이 완성하게 된다. 뛰어난 연주 실력을 바탕으로 라이브 무대에서도 어쿠스틱 피아노를 사용하거나 신서사이저를 이용해 연주자로서의 면모를 보여 일렉트로닉의 표현 가능성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번 앨범 또한 두 장르의 음악적 언어가 지닌 깊이 있는 이해가 반영된 작업으로 전작보다 진일보한 작업 성취를 이루고 있다. 흔히들 모던 클래시컬과 일렉트로닉의 접점을 어느 한 장르의 음악적 우위를 상정하고 사고하는 다른 뮤지션들과 달리 미샤는 둘 사이의 균형점에 대한 남다른 감각을 몸으로 체득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때로는 각각의 장르가 지닌 표현적 특징을 부각하면서도 경우에 따라 둘 사이의 언어적 특징을 공유하며 음악적 시너지를 완성하는데, 이는 모던 클래시컬이나 네오 클래시컬이 되었거나 혹은 일렉트로 어쿠스틱 등과 같은 기존의 개념으로 환원되기 힘든 미샤만의 유니크한 힘이 강하게 지배한다. 두 장르의 언어는 마치 동일한 채도를 지닌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그 차이가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일체감은 무척 뛰어나다. 이와 같은 각기 다른 언어에 대한 유연한 접근은 다른 장르적 표현을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는 개방적 태도로 이어지며 다양한 음악적 확장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때문에 어느 순간에는 재즈의 임프로바이징이 연상되는가 하면 또 어떤 대목에서는 록의 다이내믹 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등 어느 특정한 이미지로 고착되지 않는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기존 일렉트로닉에서 경험하기 힘들었던 멜로디의 강한 힘이 존재하며, 지금까지의 모던 클래시컬 계열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역동적인 접근이 인상적이다. 클럽은 물론이고 콘서트홀에서도 완벽하게 어울리는 힘과 깊이를 겸비한 앨범이다.

 

202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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